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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목양칼럼

     

월요일 늦은 저녁,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부터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학교 에어컨이 고장이 나서 학교수업을 진행할 수 없으니 화요일은 학교를 열 수 없다라는 내용이었다. 아내는 갑작스럽게 근무 일정을 바꿀 수 없기에, 화요일 아침에 현이를 데리고 교회에 나왔다. 전임사역자 미팅과 새롭게 중고등부 사역을 맞게 된 죠슈아전도사님과의 미팅을 마치고 나니, 오전 11시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아들이 심심하다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들의 마음을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들이 좋아하는 짜장면을 사주기로 했다. 맛있는 음식 앞에 장사 없다? 라는 말처럼, 아들의 불편한 마음은 짜장면과 함께 사라졌다.

     

나는 짜장면 하면, 항상 ‘대가’(발음은 댓가)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어렸을 적 아버님은 사업을 하셨는데 선반과 밀링머신을 가지고 물건을 깎는 일이었다. 그래서 항상 아버지 사업장 앞에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험악하게 생긴 쇠붙이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늘 그 쇠붙이들을 수레에 실어서 사업장 안으로 갖다 놓는 일을 나에게 시키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달에 두세번 정도였는데, 당시에는 매일 그 일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토요일 오전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버지에게 전화가 올까 봐 전화를 받지 않은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페이저(일명 삐삐)나, 휴대전화기가 없었을 때라 참 다행이다 싶다.

     

아버지의 부르심 앞에, 어린 나는 수레를 이용해 내 손보다 컸던 험상궂은 이 쇠붙이들을 사업장 안으로 들여놓았다. 내 손에 비해 너무 컸던 목장갑은 매번 벗겨지기 일쑤였고, 그래서 손과 팔은 늘 먼지와 녹슨 쇠붙이 구정물이 묻어 있었다. 인간의 한계를 경험할 때쯤, 아버지는 쉬엄쉬엄하라고 하시면서 점심에는 늘 짜장면을 시켜주셨다. 그래서 내 기억 속에 짜장면은 노동의 대가로 남아있다.

     

대가(발음은 댓가)란 무엇인가? 대가의 사전적인 의미는 ‘물건의 값으로 치를 돈’ 혹은 ‘일을 하고 그에 대한 값으로 받는 보수’이다. 기독교의 가장 핵심적인 대가는 수직적 차원에서 예수님과 우리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그 대가를 자신이 치르시겠다는 선택을 하신 것이다. 우리는 이 대가를 용서라고 부른다.

     

하나님의 용서는 독생자 아들 예수그리스도의 영원한 피로서 우리의 죄에 대한 대가를 완전히 치르셨고 죽음의 힘을 넉넉히 이기신 것이다. 그래서 그분의 용서는 용서받을 자격이 조금도 없는 우리에게 선물과도 같은 것이고 우리는 그분을 우리의 구원자로 부르게 되었다.

     

팀켈러 목사님은 ‘용서를 배우다’라는 저서에서, 용서를 이렇게 설명하셨다. “용서는 자발적 고생이고, 대가를 자신이 치르겠다고 하는 선택이다.” 오늘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발적 고생 때문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이 희생적인 은혜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이 은혜가 오늘도 우리 모두를 살게 하고, 그분 앞에 감사함으로 예배할 수 있게 한다.

     

이권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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