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자동차들이 줄줄이 교회로 들어오고 있다. 한 번에 10대 이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차처럼 들어오고 있다. 20년 이상을 우리 교회를 섬기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다. 이렇게 2025년 삼겹줄 기도회가 시작되었다. 매년 아이들의 봄방학이 시작되면 전교인 삼겹줄 기도회를 한다. 올해는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이라는 책을 가지고 다윗의 삶을 추적하며 삼겹줄 기도회를 했다. 첫날부터 은혜가 부어졌다. 매년 참가자가 많아지더니 올해는 드디어 200명이 훨씬 넘었다. 97세 되신 이명기 집사님으로부터 1살, 뱃속의 아이까지, 한어권, 영어권을 넘어 스페니쉬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새벽기도에 피곤함과 여러가지 이유로 시간이 지나면서 출석인원이 줄 수밖에 없는데 올해는 매일매일 참가자가 더해진다.
첫날에는 주일학교 아이들이 잠옷차림으로 왔다. 아마도 부모님이 자는 아이를 둘러업고 온 것 같다. 그런데 둘째 날부터 잠옷입은 아이들이 안 보인다. 오히려 일찍 일어나 “새벽기도회” 가자고 부모님을 깨웠다고 한다. 시간 시간마다
서로가 기도짝의 문제를 안고 얼마나 간절히 부르짖는지 교회가 진동하는 것 같다. 이런 부르짖음 속에 첫날부터 기도응답의 소식이 들리더니 매일 기도응답의 소식이 들렸다. 또 기도 후에는 삼삼오오 모여 여선교회가 준비한 아침식사를 하며 교제를 한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것이 삼겹줄 기도회고 우리 교회의 저력이다.
다윗은 인생 모든 시즌에서 하나님만 사랑하고 하나님과 교제했다. 그러자 하나님은 속마음, 예루살렘에 자신의 이름을 두고자 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았다(대하 6:6). 그리고 이일을 위해 하나님께서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어린 자신에게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 부은 것도 알았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마음을 자신의 비전으로 삼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다윗의 삶은 비전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만 예배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러던 어느 날(20년이 지난 후) 다윗은 자신이 이루어진 비전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 교회도 ”모든 민족, 모든 세대, 모든 언어“라는 비전이 있다. 그리고 감당해야 할 수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삼겹줄 기도회에서 하나님이 소개해준 다윗은,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배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하면서 하나님이 하신 일들의 증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다윗을 하나님은 내 마음에 합한 자요(행 13:22) 마지막 때에 만인의 통치자로 모델로 삼으셨다(사 55:3,4)고 한다. 우리 교회가 내가 이번 삼겹줄기도회처럼 하나님만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홍형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