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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25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인천에서 10시간 이상 날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점심 겸 저녁으로 

가락국수 한 그릇과 물 한 병을 집어 드니 $25이다. 한국에서 만원이면

충분할 텐데… 두 배가 넘는다. 내가 미국에 돌아왔음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이러면 안 되는데 돈으로 느껴진다.

     

두 달 전 엄마가 며칠째 음식을 못 드시고 위독하다고 하신다. 의사 선생님도 준비하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가슴 조이며 한국에 갔는데 엄마가 환히 웃으시며 우리 부부를 반겨 주신다. 나를 향해 환히 웃으시며 100점짜리 아들이란다. 고생하는 형이 옆에 있는데도 100점짜리 아들이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대화 속에 나에게 100점짜리 아들이라고 말한 속내가 보인다. “내가 치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밥도 잘 먹고 배변도 정기적으로 하는데 집에 가고 싶다”라고 하신다. 형에게 그렇게 말해도 꿈쩍이지 않으니까 둘째인 나에게 부탁하려고 100점짜리 아들이라고 하신 것이다.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말에 여행짐을 챙기며 일부러 검은색 양복을 선택해 가지고 갔는데 환하게 웃으시며 이렇게 응석도 부리시니 감사하면서도 귀여우시다. 농사를 지으실 때는 그리도 거칠던 엄마의 손이 3년째 누워 계시다 보니 손가락은 여전히 틀어져 있어도 매끄럽고 고우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고운 엄마 손을 붙잡고 쓰다듬으며 기도하는 것뿐이다.

     

어머니 병문안과 함께 한국방문 중 또 하나의 계획이 있었다. 그것은 얼마 전 한국으로 이주한 채삼선 권사님을 방문하여 권사님의 어머니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것이 채 권사님께서 25년간 사시던 휴스턴을 떠나 한국에 가신 목적이다. 그래서 천안에 사시는 서승현장로님 부부를 만나 함께 채 권사님이 정착한 구미로 갔다. 항상 웃으시던 그 웃음 그대로 환히 웃으시며 우리를 반기신다. 그러면서 “엄마가 예수님을 영접했어요”하며 기뻐하신다. 그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예수님을 소개하면 “네가 가는 길과 내가 가는 길은 다르다”면서 강하게 거부했는데, 지난주에 “네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구나”하시면서 순수히 예수님을 영접했다면서 영접기도 하시는 영상을 보여 주셨다. 어머니가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권사님의 어머니가 계신 효학교(노인학교)를 찾아가 뵈었다. 93세의 연세에도 깔끔한 맵시로 우리를 맞이하면서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채 권사님이 적어준 영접기도문을 매일 두 번씩 읽는다고 고백하시면서 예수님이 내 안에 계신다고 하신다. 그리고 목사인 내가 방문했다고 하니 채권사님의 어머니를 돌보시는 선생님께서 자신이 교회 권사님이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매주 효학교 안에 예배가 있는데 권사님의 어머니를 매주 예배자리로 인도하겠다고 약속하신다.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채권사님의 기도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서영자 집사님께서 처녀 때 복음을 듣고 신앙생활을 시작한 교회에 서장로님 부부가 한국에 정착하면서 방문하신 이야기를 해 주신다. 교회에 가보니 자녀가 3명 있는 젊은 목사님께서 20여명의 교인들과 힘겹게 목회하는 모습에 목사님의 둘째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매월 장학금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말씀을 하신다. 장로님의 아드님이 선교사이다. 아드님의 선교를 후원하기 위해 장로님은 생활비가 덜 드는 한국으로 가셨다. 그러기에 모른 척할 수 있는데 주신 감동에 순종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 성도님들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이런 성도님들의 신앙이야기가 나의 한국방문에 의미를 주고 있다. 다시 한번 목사도 교회를 통하여, 성도를 통하여 위로받고 힘을 얻게 됨을 배우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음 편하게 여행을 떠나도록 기도해주고 배려해 주는 성도님들이 고맙다. 나는 행복한 목회자이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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