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26 목양칼럼 (Words From the Pastor)
한글학교 아이들이 추석을 맞아 송편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생김새가 내가 아는 송편이 아니다. 막 주물러 놓은 것도 있고, 만두 같은 것도 있고, 무엇인지 감이 안 오는 것도 있다. 하지만 자기가 만든 것을 발렌티어 엄마들이 예쁘게 포장하고 이름을 써 놓자 집에 가면 좋아라 가져간다. 픽업 온 엄마에게 작품이라도 소개하듯 기뻐하며 가져간다.
나 또한 남겨진 반죽으로 권사님들과 옛 추억을 기억하며 병아리 콩 몇 개 넣고 빚어 보았다. 송편 잘 빚으면 예쁜 딸 낳는다고 어른들이 그랬는데… 그래서 내 딸이 예쁜가 보다. 그리고 막 쪄낸 송편을 입에 넣자 맛있다. 분명히 콩 넣은 것인데 맛있다. 이럴 리가 없다. 어릴 적 우리 어머니는 추석이 되면 깻가루에 설탕 섞은 것으로 만든 송편과 풋콩 넣고 만든 송편, 두 가지로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겉만 봐서는 모른다. 풋콩 넣은 것이라도 먹게 되면 몰래 뱉어 버리곤 했다. 그래서 불빛에 비추어 속이 까맣게 보이는 설탕 넣은 송편을 찾곤 했다. 그런데 웬일로 콩 넣은 송편인데도 맛있다. 콩 넣었는데도 쫀득한 것이 맛있다. 내 경험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내 입맛이 변했나? 왜 맛있지…
흔한 쌀가루이고 콩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맛있을 리 없다. 그런데 갑자기 추석이기 때문에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송편을 통해 내 고향의 추석이 생각나서 맛있는 것 같다. 추석이라는 시간이 내 기억을 건드리고, 어머니의 손길을 생각나게 하고, 고향의 냄새를 떠올리게 하니까 평범한 쌀가루와 콩이 갑자기 맛있는 송편이 된 것 같다. 이처럼 추석 코드가 내 입맛마저 바꾸어 준 것이다.
오늘 성경을 통해 만난 다윗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온 후 기뻐 춤을 추며 노래한다. 나는 지금까지 그토록 소원하던 언약궤를 가져왔기에 기뻐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윗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 속에서 깜짝 놀랐다. “족속들아, 만방의 족속들아, 열방에 만민 중에 선포할지어다 “ 하며 이스라엘 민족을 넘어 모든 민족에게 찬양하자고 한다. 끊임없이 열방, 족속, 모든 민족을 운운한다. 다윗의 찬양 속에서 요한 계시록 7장에 나오는 “각 나라와 족속과 방언”이 노래하는 하늘 예배를 연상케 한다. 이것을 새벽예배에서 고바울 전도사님은 다윗이 하나님과 코드가 맞는 순간이라고 한다. 그렇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다윗도 기뻐하고,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것을 다윗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마음과 다윗의 마음 코드가 맞으니까 하늘 기쁨이 흘러 베 에봇을 입고 기뻐 춤을 춘 것이다. 진정한 기쁨은 그냥 사역하고 일을 성취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코드가 맞을 때 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교회에 요즘 미친 듯 기뻐하는 분들이 있다. 사역의 결과나 삶의 결과가 아니라 이들 또한 하나님과 코드가 맞아서 누리는 기쁨인가 보다.
평범한 쌀가루와 콩도 추석 코드가 맞으면 맛있어지듯이, 반복되는 내 삶도 하나님의 마음과 코드가 맞으면 하늘의 기쁨으로 가득 찬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주님! 내 마음의 코드가 하나님의 마음에 맞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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