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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늦은 저녁에 전화벨이 울린다. 교회 권사님이다. 다짜고짜 ”목사님 용서해 주세요“ 라고 하신다. 지난 수요일 아침에 저와 어느분 앞에서 “아침마다 성경을 읽고 있는데 지난주에는 사도행전을 읽다가 방언받았다”고 했는데 사실이 왜곡되었다며 용서해 달라고 하신다. 사실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기력이 달려 말이 안 나왔는데 의사가 하루에 3시간씩 책을 소리 내어 읽으라고 해서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말문이 터져 말하게 되었다고 한다. 의사의 말에 따라 책을 읽으려니 가까이 있는 것이 성경책이어서 읽었다며, 90살 가까운 자기가 무슨 믿음이 있다고 믿음 있는 척 뻐기겠느냐며 용서해 달라고 한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려는 권사님의 몸부림이 느껴지면서 나는 어떤가?라는 질문이 들었다.

아내에게 산책 가겠느냐고 했더니 웬일.. 대답이 없다. 가겠다는 말이다. 그래서 하던 일을 마치고 둘이서 집을 나섰다. 아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 둘만의 달콤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달콤함이 아니라 살을 에이는 창끝이 나에게 오는 것이 느껴졌다.

설교할 때 사용한 부적절한 단어로 시작하여 조급한 행동들을 지적한다. 힘든 이민생활 하다가 예배의 자리에 오신 성도님들을 나 때문에 힘들게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칭찬의 소리만 듣지 말고 다양한 소리들도 들으라면서 끊임없이 나에게 인격, 인격을 이야기한다. 맹폭에 억울하다 그 순간 아내가 이런 목적으로 순수히 따라나섰다는 불쾌한 생각과 혼자 자전거 탈것을 괜히 걷자고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그러면서 너는 어떤데… 나도 최선을 다하고 힘들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런데 권사님의 용서를 구하는 전화가 생각이 났다. 하나님 앞에서 몸부림치는 권사님의 모습이 생각나며 어쩌면 이것이 아내의 말이 아니라 주님이 내게 하시는 말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나를 항변하기 위해 큰소리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받아들여지고 인정하게 했다. 그래서 설교시간에 적절치 못한 단어사용은 잘못했다며 입술로 고백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입술로 고백하자 아내가 보였다. 성격 급하고 준비되지 못한 나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외롭게 그 자리를 지키느라 고생하는 아내가 보였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미안하고 고맙다. 그래서 “부족한 나 때문에 힘들게 해서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왜 자기 때문에 힘들어 내 성격 때문에 힘들지”라고 한다.

인정하고 고백하니 내가 보이고 아내가 보였다. 그리고 우리 관계가 살아났다. 달콤한 대화는 무엇일까?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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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바울을 로마로 이송하는 백부장은 바울의 말보다 선장과 선주의 말을 듣고 뵈닉스로 가다가 광풍(유리굴로)을 만나 14일간 표류하게 된다. 표류속에서 바울을 통해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했을 때 감사히도 배와 재물만 잃고 276명 모두가 멜리데섬에 상륙하게 된다. 그리고 바울이 추위를 피하려고 불을 피고 나무가지를 집어 드는 순간 독사에 물린다. 그러자 멜리데에 사는 원주민들은 바울을 향해 “이사람은 살인자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바다에서는 구원을 얻었지만 공의가 살지 못하게한다“며 수군거리며 독이 퍼져 붓고 죽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죽지 않고 오히려 추장 보블리오의 아버지의 열병을 고치므로 멜리데섬을 복음화한다. 복음을 위해 사는 사람들 가운데 일어난 엄청난 반전이다.

지난 3년간 유스를 섬겨주신 문주찬전도사님의 가정에 아기가 태어나며 주찬전도사님께 family time을 갖기 유스 사역을 사임했다. 주찬전도사님의 사임 의사를 듣고 중고등부 부장으로 섬기고 있는 샤론전도사님(Wheaton College/Columbia university 졸업)에게 12월까지(사역자를 찾을때까지) 유스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샤론전도사님 또한 풀타임 일(선생님)을 하고 세자녀의 엄마로 있기에 유스그룹을 맡는다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저의 부탁에 교회와 유스를 생각하여 예스해 주었다.

그런데 주찬전도사님의 사임날짜가 다가옴 속에 샤론전도사님도 새학교로 옮기게 되었다. 새학교에 가보니 3시간도 못 자면서 감당해야 할 정도로 많은 일이 있고 거기다가 지난 주말에는 몸이 너무 아팠다고 한다. 그래서 나와 약속은 했지만 유스를 감당할 수 없다고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나 기도와 주위 사람들의 권면을 통해 단순히 피곤하고 아픈 것이 아니라 영적 공격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유스를 섬겨주기로 했다.

이런 일들 속에서 나에게 오늘 큐티말씀을 통해 복음의 여정 가운데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반전의 하나님에 역사를 기대하며 유스의 미래가 보였다. 지금은 부모의 손에 이끌리어 교회에 오는 아이들이지만 유스 사역자를 찾는 과정을 통해 유스아이들이 교회가 되고 교회로 일어나는 미래가 보였다. 금요예배를 마친 후 부리나케 유스룸에 가보았다. 아이들이 밝아 보인다. 나의 방문목적을 아는 듯 아이들이 “오늘 예배 좋았어요” 한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유스를 위해 집중기도하지 못하고, 관심 두지 못한 나의 나태함이 보여 미안했다. 그리고 학부모님들과 교회의 집중기도가 필요함을 느꼈다. 샤론전도사님의 영혼육의 회복과 유스사역자를 속히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믿음 성장을 위해 기도 부탁해 본다.

“우리는 순종하고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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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고 김기섭장로님의 천국환송예배가 있었다.

장로님은 30년 이상 우리 교회를 섬기신 분이다. 초창기는 믿음 없이 교회에 나오셨지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교회를 섬기심으로 오늘의 우리 교회가 있도록 헌신하신 분 중에 한 분이다. 예수님의 12제자처럼 예수님을 따라 사신 분이다.

아래글은 오늘 천국환송 예배에서 나눈 말씀 중 일부이다.


요즘 Well-being이 유행이다. 잘 살아 보자는 것이다. 질이 높은 삶을 살아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먹는 것도 organic만 찾아먹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 황토집을 짓고 살아간다. TV에 이런 프로그램들이 인기가 높은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Well-being보다 더 중요한 단어가 있다. 그것은 Well-dying이다. 잘 죽는 것이다

고 김기섭장로님은 지난 주일에 숨이 차서 병원에 가셨다. 피가 부족하여 수혈을 했다. 그리고 병원에 가신김에 기력을 회복하려고 각종 영양제도 맞았다. 지난 화요일 저녁에 아드님이 떠주는 음식을 드셨다. 그것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다 드셨다. 그리고 이권율목사님과 권구목사님의 심방을 받고 함께 예배도 드렸다.

예배드린 후 눕겠다고 하신 후 잠을 주무시다 그렇게 천국에 가셨다. 심방 때마다 죽는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하시더니… 말씀하시던 데로 주무시다 천국에 가신 것이다. Well-dying을 하신 것이다.

Well-being의 삶은 준비를 통해서 가능하다. 건강할 때 건강을 챙겨야 하고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저축도 해 놓아야 한다. 준비가 되지 않으면 절대로 Well-being의 삶을 살 수 없다

Well-dying도 마찬가지이다. 죽음 너머 영원한 세계에 대한 준비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은 Well-dying을 어렵게 말씀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돈으로, 명예로 준비하지 않고 또 지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가능하다고 말씀하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무슨 일을 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님이 보내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요 6:29)


나는 목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많은 분의 임종을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죽음이 준비된 분들과 죽음이 준비되지 않은 분들을 보게 된다. 죽음이 준비된 분들은 임종직전에 예수님을 보고 천사들을 보았다며 환한 얼굴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죽음이 준비되지 않은 분은 “안죽어”“안죽어”“무서워”하면서 두려움에 떨며 죽음을 맞이한다. 임종의 순간만 보아도 준비된 자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김기섭장로님은 얌전하고 온화한 분이다. 평상시에도 김송월권사님의 손을 잡고 다니시듯 사랑도 많으신 분이다. 교회가 시련을 겪고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 강직하게 재정팀을 이끄신 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장로님을 더이상 볼 수가 없다. 다정한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천국에 가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과 동행하다 영원한 천국으로 예수님의 손을 잡고 가셨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그날에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확신으로 끝까지 믿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장로님… 수고 많으셨어요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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