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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25 목양실에서 (Words From the Pastor)

99세 된 송형섭장로님을 찾아뵐 때마다 감동이다. 일전에는 나에게 “목사님.. 천국 가고 싶은데 하나님이 안 데려가요”하신다. 연세가 많아져 거의 자리에 누워만 계시다 보니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거기에다 드실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이라 영양제 음료나 바나나우유만 소량으로 드신다. 삶이 고난이다. 하루하루가 외로움이고 고난이다. 그러기에 기도 제목이 “하나님 나를 데려가 주세요”이다. 그런데 오늘은 방문했더니 성경책 옆에 있는 종이에 무엇을 쓰고 계신다. 그래서 장로님 무엇하고 계세요 했더니 “영어단어 외우고 있어요”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대화 중에 하나님께서 “내가 너 하나 구원하지 못할 줄 아냐”라고 하셨다면서 우신다. 아마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보니 어느 순간 죽음이 두려웠고 구원의 확신마저 흔들렸나 보다. 그런 장로님을 보시고 하나님이 “내가 너 하나 구원하지 못할 줄 아냐”며 위로해 주신 것이다. 있어야 할 자리에서 순종하는 장로님의 모습에서 다니엘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가서 마지막을 기다리라 이는 네가 평안히 쉬다가 끝날에는 네 몫을 누릴 것임이라(단 12:13)”

     

나는 목회현장에서 매일매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 한계를 느낀다. 우리 교회가 그리 큰 교회는 아니지만 나는 우리 교회가 이렇게 성장할 줄 몰랐다. 성장을 위해 기도하지 않았지만 all nations all generations all languages의 비전 속에 사역이 다양해졌다. 문제는 내가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계의 무게에 짓눌려 피할 길을 달라고 기도했다. 기도했음에도 나는 여전히 오늘도 같은 자리에 있다. 그래서 결국 도망치는 대신에 감당할 능력을 달라고 기도를 했다. 이 기도를 1년 이상 새벽마다 한 것 같다. 그런데 문득 능력이 무엇일까라는 질문 속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또 다른 질문이 생겼다. 그런데 송장로님의 모습 속에서 ”순종이 능력" 이라는 감동이 왔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순간순간 순종하면서 한 발 한 발 내딛는 모습이 영성이고 능력이라는 것이다.

     

휴스턴에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것이 가을이다. 봄빛에는 딸을 밭에 보내고, 가을빛에는 며느리를 밭에 보낸다는 옛말처럼 가을빛이 뜨겁다. 온다던 비는 안 오고 10일 가까이 따가운 가을빛이 내리쪼인다. 감나무에 달린 감들에게 이 태양빛이 얼마나 따가울까? 여름 태양도 견디며 열매를 지켰건만 이 가을빛에 열매들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간을 만들어 큰 통에 물을 받아 달구지에 싣고 가서는 나무마다 몇 바가지의 물을 주었다. 나무들이 고맙다고 하는 것 같다. 기쁘고 이것이 나의 작은 일상 중 하나이다. 이렇게 주어진 일상에서 순종으로 기쁨을 누리는 것이 거룩이고 능력이 아닐까? 어차피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늘 그랬듯이 오늘도 하나님이 하신다. 그렇다면 나는 순종으로 서있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기뻐하자.

     

주님… 순종이 거룩이고 능력입니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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