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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26 목양칼럼 (Words From the Pastor)

나이가 들수록 삶은 점점 단순해지는 것 같습니다. 20대, 30대에는 교회 친구들, 학교 친구들, 동네 친구들, 동아리 친구들, 군대 동기들... 그 많은 관계들을 위해 시간과 노력, 없는 돈까지 기꺼이 쪼개가며 애를 썼습니다. 누군가의 생일을 챙기고, 늦은 밤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던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면, 그 많던 사람들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조차 모를 만큼 관계가 줄어들고, 삶이 조용해져 있습니다. 북적이던 일상이 언제부터인가 고요해지고, 함께하던 자리들이 하나둘 비어갑니다. 이것이 세월이 흐르는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앙의 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홀로'라는 고독과 마주하게 됩니다. 함께 예배드리던 사람들이 떠나기도 하고, 믿음의 동역자 들과의 거리가 멀어지기도 합니다. 그 고독이 때로는 쓸쓸하고 무겁게 느껴 지기도 합니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느낌, 이 길을 혼자 걷고 있다는 느낌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만의 시간은 결코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고요한 시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특별한 선물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소리가 잦아들고 세상의 소음이 멀어질 때, 비로소 하나님의 음성이 더 선명하게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은 믿음으로 하나님과 깊이 동행하는 시간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공생에 기간 동안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사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병자를 고치고, 무리를 가르치셨습니다. 그 사역의 강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분주함 속에서도 반드시 홀로 있는 시간을 만드셨습니다. 사람들의 환호가 가득한 자리를 뒤로하고, 빈들로, 산으로 나가 하나님 아버지와 단둘이 교제하셨습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홀로 남겨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선택하신 시간이었습니다. 홀로 되어 하나님과 함께하겠다는 결단, 그 고요한 시간이 예수님 사역의 뿌리였고, 능력의 원천이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이나, 하나님과 홀로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셨던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홀로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긴 하루를 마치고 혼자 앉아 있는 저녁, 문득 고독이 밀려오는 순간들... 그 시간들을 어떻게 채우고 있습니까? 그 시간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원하고 있습니까? 그분의 임재를 실제로 경험하고 있습니까?

     

홀로 있는 그 자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가 될 때, 고독은 더 이상 쓸쓸함이 아니라 은혜의 시간으로 바뀝니다. 홀로 걷는 그 길에서, 하나님을 기억하는 은혜가 있을 때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님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룬 믿음의 지체들이 함께 하는 놀라운 경험할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권율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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