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지금 휴스턴은 봄이 무르익고 있다.
290번 hwy주변에는 블루보넷이 만발하여 파랑물감을 쏟아 놓은 것 같다.
오늘은 이런 봄을 그냥 보낼 수 없어 70세 이상되신 아브라함 선교회 어르신들과 꽃구경을 다녀왔다. 갑자기 꽃구경 가자고 해서인지 못 오신 분들이 계신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매번 오신 분들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못 오신 분들을 생각하며 아쉬워한다.
봄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얼마 전까지 앙상했던 나뭇가지들을 푸른 잎사귀로 덮을 수 있을까? 어떻게 온 대지를 푸러름으로 춤추게 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감추었다 꺼낸 보석처럼 온 대지를 울긋불긋하게 꽃들도 만발케 할 수 있을까? 봄은 대단하다. 그런데 온 나무가 푸른 잎사귀로 덮여도, 꿈쩍하지 않고 여전히 앙상한 가지만 가지고 있는 나무들이 있다. 아무리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도 꿈쩍이지 않는다. 뿌리가 죽어서이다. 이처럼 뿌리가 죽은 나무에는 잎이 나지 않는다.
오늘 큐티말씀에 보면 다윗이 사울을 피해 가드왕 아기스에게 간다. 그리고 아기스의 신임을 얻고 심복처럼 있은지 1년 4개월 될 때 블레셋과 이스라엘 사이에 큰 전쟁이 터진다. 다윗은 블레셋 편에 서서 이스라엘과 싸워야 한다. 앞으로 이스라엘왕이 될 사람이 이스라엘과 싸워야 한다. 블레셋 편에 서지 않으면 처자식과 자기 부하들이 죽어야 한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블레셋의 군대장관들이 아기스에게 불안을 호소한다. 다윗과 전쟁이 나갈 수 없다고 호소한다. 다윗이 함께 전쟁에 나갔다가 변심하여 자기들을 공격할지 모른다며 불안해서 같이 갈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기스왕은 다윗과 600명의 부하들이 전쟁터에서 집으로 돌려보낸다. 아기스에게 함께 전쟁에 나갈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속으로 웃는 다윗을 쉽게 그릴 수 있다. 위대하신 하나님이 기막힌 방법으로 다윗을 건져주신 것이다. 다윗의 일생을 보면 이런 일이 많다. 기가 막힌 하나님의 역사들이 이어진다.
똑같은 하나님을 믿는데 누구는 이런 간증의 삶이 있는데 어느 누구는 아무 일도 없는 듯 그냥 산다. 하나님은 분명 모두에게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겠다고 하셨는데....왜 이럴까? 뿌리가 죽어서이다. 뿌리가 죽으면 아무리 봄바람이 불어도 여전히 앙상한 겨울이다.
나는 영적 존재이다. 영적이라는 말은 하나님과 연결되었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지면 뿌리가 죽은 나무처럼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하나님은 일하시기에 내 삶가운데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내가 알지 못하고 그냥 산다. 그래서 삶가운데 잎도 나지 않고 꽃도 없고 열매도 없다.
오늘도 하나님과 한점 한점을 찍고 싶다.
내 인생이 푸러름을 넘어 꽃이 피고 열매가 가득하게 하고 싶다.
주님!... 뿌리가 살아 있는 자처럼 살게 하소서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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