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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10월 7일)

해석이 능력이다. 그리고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믿음이다.

새벽기도에 가기 위해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서늘한 기운이 볼을 넘어 옷깃에 스며 온몸으로 파고든다. 집안 공기보다 집 밖의 공기가 더 시원하다니 여기가 휴스턴이 맞나? 그렇게 기다리던 가을이 온 것이다. 아직도 푸르름이 가득한 나무들 속에서도, 바람결에 산들거리는 나뭇가지의 끝순들 속에서도 서늘한 바람은 나로 가을이 느껴지게 한다. 단풍 한 잎 없고 산들거리는 코스모스 한 포기 없어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 내 코끝에서 느껴진다. 지난주만 해도 덥다고 아우성이었는데 이젠 어디에도 가을이다. 갑자기 훅 밀고 들어온 가을에 당황해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휴스턴이 100도 아래로 내려왔지만, 아직도 95도 가까운 더위 속에 휴스턴순복음교회가 부흥회를 한다고 한다. 그것도 이동규 목사님을 모시고 “가을 말씀잔치“라고 하며 함께 모여서 하나님을 찾는다고 한다. 이렇게 무더위가 이어지는데 가을이라면서 모인다고 하자, 하나님이 급해지셨나 보다. 그래서 급히 비를 보내어 뜨거운 대지를 식힌 후 시원한 바람을 보내어 가을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이 생각은 꼬리를 물고 만약 우리 교회가 3주만 일찍 가을 말씀잔치를 했더라면 가을이 더 일찍 휴스턴에 왔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너무 늦게 모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교회 때문에 가을이 왔지만, 우리 때문에 가을이 늦게 온 것이다. 우리의 사모함보다 하나님의 사모함이 더 크신 이 가을 말씀잔치가 너무나 소중하다.

이제 남겨진 시간 속에 하나님께서 어떤 말씀들을 주실까?

내 마음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소복이 쌓이고 녹아 스며들기를 기도해 본다.

하나님, 말씀과 기도로 가을을 시작하게 하셔서 감사해요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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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9월 30일

요즘 편안하다. 교회적으로도 큰 부흥은 아니어도 모든 기관들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엠과 스페니쉬 가운데 성장이 있다. 더군다나 감사한 것은 남자 성도님들 중심으로 금요예배 전에 기도 모임을 선포하고 기도를 시작했다. 남성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기도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내 개인적인 교회사에 처음이다. 또 교실 건축을 시작하면서 신청한 융자도 잘 나왔고 건축헌금도 짧은 기간에 목표액에 다다르고 있다. 가정적으로도 한국의 양로원에 계신 어머니의 건강을 제외하고는 아이들도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모두가 편안하다. 이처럼 교회도 편안하고 가정도 편안하다.

그런데 요근래 내 안에서 금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금식을 생각만 하는데도 과거에 있었던 금식 경험 때문인지 몸이 거부한다. 아니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금식을 하루만 해도 기력이 딸려 힘들어하고, 배고픔 속에 하나님이 아닌 먹을 것만 생각했던 힘든 과거들을 소환해 온다. 그러면서 계획된 일정들을 핑계 대면서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다음으로 미루라고 한다. 꼭 그렇게 해야 할 것처럼 내게 달콤하다. 그런데 이런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서 금식했으면 하는 마음이 송글 송글 솟아오른다.

힘들고 배고픈 것을 넘고 두려움마저 뚫고 내 안에서 금식을 명한다. 왜 그럴까? 가을 말씀잔치 때문일까? 건축 때문일까? 성도님들의 사업장과 건강 때문일까?

모두가 마음을 집중하고 기도해야 할 일들이지만 솔직히 나로 금식의 자리로 나가게 할 만큼 긴급한 기도제목들은 아니다. 요즘 내가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든다. 긴 더위 때문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안되는 이유가 이 무기력이 나의 예배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인도하는 예배에는 어느 정도 마음을 다하려 하지만 내가 인도하지 않는 예배에는 시간 버티기 하는 내 자신이 보인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버티기만 한다. 내가 병이 든 것이다. 영적으로 병이 든 것이다. 그런데 내 안에 계신 이가 금식을 말씀한다. 치료하시려는 그분의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3일(월-수)간 금식하려고 한다.

지금 이 시간 내 안의 소원은 예배드리다 그분의 사랑이 느껴져 눈물로 감사하며 예배드리는 것이다. 그 무엇이 아니라 하나님 한분으로만 감사하며 예배하는 예배자가 되고 싶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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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9월 21일


아브라함선교회 22명과 3박 4일의 오레곤 여행을 마치고 휴스턴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번 여행은 한마디로 감동의 연속이다. 오레곤 지역을 잘 몰라 그 지역에서 목회하시는 안형일목사님께 부탁했더니 손수 운전해 주시면서 여행일정부터 숙소, 식사에 가이드까지 기쁨으로 섬겨주셨다. 항상 웃으시는 목사님의 얼굴이 얼마나 선하신지 만날 때마다 주님을 만난 듯하다. 시애틀에 도착하자마자 식당에서 점심 먹기로 한 일정과 달리 타코마지역에서 목회하시다 은퇴하신 김삼중목사님 댁으로 우리를 인도하신다. 그곳에 도착하여 보니 사모님께서 갈비를 구워가며 반갑게 맞아 주신다. 그리고는 정성스럽게 구워낸 갈비와 그 지역에서 채취한 고사리로 끓인 국과 텃밭에서 재배한 각종 야채로 점심을 대접해 주셨다. 그곳에서 먹은 부드러운 갈비와 작지만 설탕을 묻혀놓은 듯 달콤한 검정 자두는 잊을 수 없다. 그러더니 김삼중목사님께서 당신이 사는 지역이니 나를 대신하여 운전을 해주시겠다며 작은 베낭을 메고 나오신다. 얼마나 감사한지… 이렇게 우리의 여행은 감동으로 시작했다.

오늘 아침은 포틀랜드 산속에 있는 산장 같은 집에서 오이소박이와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우리 교회 이엠에서 찬양인도하는 조이스자매의 부모님께서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초대해 주신 것이다. 일정상 밥만 먹고 일어나야 했지만 한끼 식사를 위해 며칠을 애쓰신 것이 느껴졌다. 사랑이 느껴지고 편해서인지 일어나자는 나의 말에 이구동성으로 여기가 좋다며 응석을 부리신다. 우리가 뭐라고.. 천사를 대접하듯 섬겨주시니 그저 고맙기만 하다.

3박 4일간 함께했던 김삼중목사님, 안형일목사님과 헤어지며 고맙다고 인사하니 안형일목사님께서는 “내가 행복했다”며 격려해 주신다. 김삼중목사님께서는 ”왜 나는 홍목사처럼 열정적으로 목회를 하지 못했는지 아쉽다면서 많이 많이 배웠다”는 말로 격려해 주신다. 일평생 목회만 하시다 은퇴하신 목사님께서 새파란 나의 목회를 보며 배웠다고 하신다. 이 한마디가 나에게 울림이 되며 가르치신다. 성경은 아침마다 새롭다고 말하는데 왜 나는 새로움을 못 느끼는가? 그렇다면 성경이 거짓말인가? 아니다. 내 마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두 목사님께서 3박 4일 끝끝내 아들과 막내동생 뻘되는 나에게 존대어로 대답해 주시면서 좋은 풍경이 나오면 이미 수없이 와 보셨음에도 그 누구보다 “Beautiful “이라고 외침으로 모두의 마음의 문을 열어 주셨다.

이것이 겸손이다. 감정대로 말하지 않고 그 속에서 최선의 것을 보려는 눈과 행동이 모든 것이 새롭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기에 새까만 후배에게 배웠다고 말하신다.

이번 여행은 감점을 한 아름 안고 간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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