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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2월 2일

     

아내와 먼 곳에서 비즈니스 하시는 성도님의 사업장을 방문하기 위해 떠났다. 잘 아는 길이기에 GPS를 켜지 않고 하늘의 구름 이야기를 하고 사역 이야기를 하면서 가다 보니 고속도로 출구를 놓친 것 같고 헷갈렸다. 그래서 아내에게 사업장 인근 호텔을 이야기해 주며 찾아보라고 했더니 8마일을 더 가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하염없이 달렸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한 것이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그래서 아내에게 다시 알아보라고 했더니 내가 물었을 때 8마일이 남은 것이 아니라 지난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속도로에서 나와 검색을 해보니 정확히 31분을 더 내려왔다. 31분 더 내려왔다고 하니 아내는 미안한지 “자기가 잘 아는 것 같아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책임전가인가…. 그런데 이상하다. 화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길을 잃을 정도로 아내와 수다를 떨었다는 사실이 고맙다. 아내와 하늘의 구름을 보고 길가의 봄기운을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운전하며 아내의 옆모습을 보니 주름진 얼굴이 예쁘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믿지 않는 자들에게 기독교인에 대해 물었더니 “술, 담배를 하지 않는 사람”, “성실한 사람”,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사람“ 이라는 말과 함께 ”고집이 세고 융통성 없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단지 기독교인들이 술, 담배 하지 않고 예배드리는 사람일까?

성경은 우리를 선택하시고 부르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신 이유가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게 하려 함에 있다고 한다(롬8:29). 다시 말해 예수님의 삶을 본받게 하려고 우리를 선택하고 부르셨다는 것이다. 그러면 예수님의 삶은 무엇일까? 십자가다.

그래서 예수님은 순간순간 자신은 예루살렘에 올라가 십자가에서 죽어야 한다고 하셨다. 자신이 죽어 인류를 살리는 십자가가 예수님의 삶이다.

그러기에 크리스천은 술, 담배 안 하고, 성실하고, 예배드리는 삶도 살아야 하지만 결론은 십자가이다. 내가 죽어 영혼이 산다면 십자가를 선택하고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이다. 오늘 그 십자가가 우리 부부 사이를 살렸다.

     

어느 형제님이 페이스북에 기도에 대하여 글을 올리면서 “크리스천은 남이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자들이 아니라 남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사는 자”라고 한다. 이 또한 십자가를 말하는 것이다.

오늘 나는 남이 부러워하는 삶을 추구하고 있는가? 아니면 남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사는가?

이번 주일에 임직 하시는 임직자들과 함께 우리 교회가 남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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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1월 24일

     

지난 주일은 우리교회가 세워진 지 44년이 된 날이다.

휴스턴에도 성령 충만한 교회가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비전을 품고 기도하던 여성들 몇 명에 의하여 1980년 1월 셋째 주에 우리교회는 세워졌다. 주일 오후에 교회개척을 위해 헌신하신 권사님께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기쁘다면서 우시기만 한다. 기쁜데 왜 우시냐고 했더니 마음을 추스른 후 “교회를 생각하면 그냥 감사하다”라고 하신다. 권사님의 눈물과 기쁨 속에서 우리교회의 역사가 보였다. 우리교회의 역사는 부흥과 고난과 회복의 역사이다. 한때는 휴스턴지역에서 영향력도 있었지만 존폐 위기의 시간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큰 교회는 아니어도 모든민족, 모든세대, 모든언어의 비전 속에 한마음으로 예배하고 예배의 능력으로 다음 세대와 함께 열방에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난민학교들을 세우면서 주님의 다시 오심을 사모하는 선교하는 교회가 되었다.

     

오늘 한 아기가 태어났다. 역사 이래로 2주 간격으로 3명의 아기가 태어났던적이 없는데 3명의 아기가 태어났고 한 달 안에 두 명의 아기가 더 태어날 예정이다. 이렇듯 영유아부부터 모든 교육기관과 이엠과 스페니쉬 예배까지 모두 성장의 소리가 들린다. 정말 감사하다. 44년 전에 20대 후반의 젊은 엄마들의 기도와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 이런 우리교회가 존재할 수 있을까? 10년 이상 되는 어려운 시간들, 시간이 갈수록 함께 예배하던 지체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교회의 부동산들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자리를 지켜야 했던 소수의 헌신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이 기쁨이 있을수록 있을까?

     

요즘 주일에 느헤미야서를 나누고 있다. 느헤미야 3장에 보면 예루살렘 성벽 재건에 참여한 75명의 명단들이 나온다. 그리고 3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그다음”이다. 29번 나온다. 이 뜻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이어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누가 일정 기간에 성벽을 쌓았으면 쌓여진 성벽 위에, 그 다음 사람이 이어서 성을 쌓았다는 것이다. 예루살렘 성벽은 이렇게 42등분하여 서로가 연결하여 쌓은 것이다. 44년 된 우리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교회를 개척한 성벽에 부흥의 성벽이 이어지고, 여기에 고난의 성벽이 이어지고 고난의 성벽에 회복의 성벽이 이어져 오늘의 휴스턴순복음교회가 된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44년의 역사 속에 특별히 나에게 21년이란 시간을 주시면서 성벽을 잇게 하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시간의 성벽에 누군가가 성벽을 이어 나갈 것이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덩이가 되어 휴스턴순복음교회라는 성벽이 완성되는 것이다. 결코 지난 시간의 역사가 없이 오늘이 없다. 개척의 때도, 부흥의 때도, 고난의 때도 그 자리에 헌신한 손길로 인해 오늘이 있고 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내게 주어진 것은 충성뿐이다. 한분 한분의 얼굴들이 고맙다. 개척한다고 외롭게 기도하며 헌신하던 29살의 젊은 엄마도 고맙고, 기나긴 아픔 속에서 홀로 성전에서 철야하던 전임 사모님도 고맙고, 그런 교회 다니냐는 비웃음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주었던 이름없는 선배님도 고맙다. 세월이 지난 후 나 또한 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성벽을 쌓고 연결해 본다.

주님, 기회 주셔서 감사해요.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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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1월 15일

     

오늘 하루는 광야를 경험했다.

월요일에 교단 일로 시애틀에 가야 했다. 집에서 공항까지 가기 위해 이른 새벽에 자동차에 가서 리모컨을 누르니 반응이 없다. 아마도 전조등이 켜진 상태에서 추위에 밧데리가 방전되었나 보다. 급한 마음에 아내 차로 바꾸어 타고 공항으로 갔다. 다행히 도로가 한산하여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여 체크인했다. 그런데 C터미널이 너무 복잡하다. 거기에다 비행기는 E터미널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그러자 공항 직원이 지하철을 타고 E터미널로 직접 가라고 한다.

공항을 나름 잘 알기에 지하철을 타고 E터미널로 가면서 E터미널이 공사 중이라 D터미널로 가야 하는 줄 알고 D터미널로 가서 줄을 섰다. 그런데 TSA가 너무 느리다. 20분 정도 줄을 서 있다가 아무래도 이상해 직원에게 내 티켓을 보여주며 내가 여기 서있는 것이 맞느냐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퉁명스럽게 ”one hour” 한다. 20분 기다렸으니 여유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줄을 섰다. 그런데 너무 느리다.

연실 시간을 체크하며 서있다가 내 차례가 되어 TSA를 통과 후 게이트를 향해 달렸다. 이미 보딩시간이 지났기에 달렸다. 도착해 보니 출발 시간은 10분 남았지만, 보딩시간은 5분 지났다며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가 정신을 차리고 꼭 가야 한다고 하니 돌아온 대답은 오늘도 내일도 비행기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665에 다른 항공사 비행기로, 그것도 경유해서 가는 편도 비행기 표를 끊고 보니 오후에 라스베가스로 가는 최수남 목사님과 같은 비행기였다.

     

그래서 최수남 목사님에게 내가 호텔에서 픽업 후 점심같이 하고 공항에 가자고 연락하고 공항에서 교회 쪽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도로에 black ice로 인해 여기저기에 사고 난 차들이 보인다. 그러더니 고가 앞에서 차들이 꿈쩍도 않는다. 다행히 아내 차가 4-wheel drive라 이리저리 피해서 조금씩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가보니 30분 거리를 거의 2시간 만에 도착했다. 점심도 못 먹고 다시 공항으로 출발하자 최목사님이 시애틀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어 “그대로 타고 오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 비행기도 취소되어 다시 끊어야 한다고 한다. 알아보니 최목사님 말과 같았다. 상황을 설명하며 사정해서 $225에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살렸다.

그리고 최목사님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고 게이트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연착된다는 안내가 나온다. 라스베가스에서 연결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러더니 출발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비행기가 취소되었다. 결국 시애틀에 못 가게 되었다. 못가는 것도 그렇지만 비행기표와 호텔, 랜트카를 계산하니 $1500이 넘는다.

줄서서 편도행을 refund 받고, 오는 비행기표, 호텔, 랜트카를 취소하고 보니 어두움이 짙어진 저녁이 되었다. 다행히 날씨 문제라고 하니 손해 없이 취소해 주었다. 결국 아침에 놓친 비행기표를 제외하고는 원점이다.

가나안의 싸움과 달리 광야의 싸움은 남는 것이 없다더니.. 원점이다.

그런데 감사한 것들이 많다. 경험이 많은 최목사님이 함께하면서 시간을 보내주면서 문제 해결해 준 것도 감사하고 아내 차를 타고 갔기에 black ice에서 안전하게 다닌 것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공항을 조금 안다는 교만이 불러온 광야앞에서 주님 다시 오시는 날을 묵상하게 하신 것도 감사하다.

늦은 저녁 최목사님과 먹는 따뜻한 월남국수도 감사하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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