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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6 목양칼럼 (Words From the Pastor)

이번 주 중에 나와 연배가 비슷한 분하고 교제를 했다. 그런데 그분이 “목사님! 나이를 먹는 것이 기쁘네요”라고 하신다. 절대로 이런 말을 하실 분이 아닌데 이런 말을 하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왜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주님 만날 날이 가까워 져서 좋고, 전에는 참을 수 없던 것에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렇다고 한다. 점점 잘 빚어진 반죽처럼 어떤 충격에도 빨리 원위치된다고 한다. 이분 입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다니… 놀랍다.

     

주일을 통해 1년 가까이 나누었던 로마서를 마쳐가면서, 로마서 16장에서 수많은 이름들을 만나게 되었다. 뵈뵈, 브리스가와 아굴라, 에배네도,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암블리아, 아벨레, 드루배나와 드루보사…

왜 이리도 많은 이름들을 나열하고 있을까? 마태복음(1장)과 역대기상(1-9장)에서 경험했듯이 이름뿐인 곳을 읽으려니 왜일까?라는 질문이 든다. 성경은 나에게 교훈 하기 위해 기록되었다(롬 15:4)는 말씀을 붙들고 자세히 읽고 묵상하다 보니 사도바울은 사람들의 이름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뵈뵈에게는 “나의 보호자”,

브리스가와 아굴라는 “나의 동역자”,

에배네도는 “처음 맺은 열매”,

안드로니고와 유니아는 “나와 함께 갇힌 자”,

아벨레는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받은 자”,

드루배나와 드루보사는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는 자”라고 부르고 있다. 그들의 직업이나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바울의 눈에 비치고, 마음에 느껴진 그들이 주님을 위해 어떻게 살았는지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이 말씀 앞에서 나 자신을 돌아본다.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더 나아가 하나님은 나를 어떻게 기억하실까? 오늘 로마서 16장에 기록된 수많은 이름 중 가장 시선을 붙드는 이름은 “아벨레”이다. 이곳 외 그 어디에도 아벨레에 대하여 자세히 밝히고 있지 않아 아벨라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세상적으로 이렇다 할 이력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도바울은 아벨라를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라고 소개한다. 무슨 말인가? 세상적으로 화려한 이력이 없어도 바울의 눈에 비친 아벨레는 예수님이 인정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실 내 안에는 세상에서 이력 한 줄을 더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리고 세상 이력 한 줄 더 쓰려고 무던히 발버둥을 친다. 세상에 한 개 더 남기고 드러내려고 싶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나 오늘 만난 아벨레는 나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깊게 생각하게 한다. 내가 남길 것은 명예도, 업적도, 재산도, 직함이 아니라 아벨레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받았던 사람”이라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한다. 자식들이, 다음 세대가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떻게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주님께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시는가? “가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 나는 세상의 이력 한 줄을 더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눈 내 영혼의 이력 한 줄을 더 아름답게 쓰고 싶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두렵기보다 감사하고 싶다. 확실한 것은 어제보다 주님을 만날 날이 하루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 앞에 조금 더 욕심을 내려놓고, 조금 더 사람들을 이해하고, 조금 더 용서하고,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주님을 닮아가면서 그날에 주님 앞에 서고 싶다. 그러기에 내 이름 뒤에 붙을 한마디를 생각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받은 사람.”

주님! 이렇게 살다가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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