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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늦은 저녁에 전화벨이 울린다. 교회 권사님이다. 다짜고짜 ”목사님 용서해 주세요“ 라고 하신다. 지난 수요일 아침에 저와 어느분 앞에서 “아침마다 성경을 읽고 있는데 지난주에는 사도행전을 읽다가 방언받았다”고 했는데 사실이 왜곡되었다며 용서해 달라고 하신다. 사실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기력이 달려 말이 안 나왔는데 의사가 하루에 3시간씩 책을 소리 내어 읽으라고 해서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말문이 터져 말하게 되었다고 한다. 의사의 말에 따라 책을 읽으려니 가까이 있는 것이 성경책이어서 읽었다며, 90살 가까운 자기가 무슨 믿음이 있다고 믿음 있는 척 뻐기겠느냐며 용서해 달라고 한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려는 권사님의 몸부림이 느껴지면서 나는 어떤가?라는 질문이 들었다.

아내에게 산책 가겠느냐고 했더니 웬일.. 대답이 없다. 가겠다는 말이다. 그래서 하던 일을 마치고 둘이서 집을 나섰다. 아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 둘만의 달콤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달콤함이 아니라 살을 에이는 창끝이 나에게 오는 것이 느껴졌다.

설교할 때 사용한 부적절한 단어로 시작하여 조급한 행동들을 지적한다. 힘든 이민생활 하다가 예배의 자리에 오신 성도님들을 나 때문에 힘들게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칭찬의 소리만 듣지 말고 다양한 소리들도 들으라면서 끊임없이 나에게 인격, 인격을 이야기한다. 맹폭에 억울하다 그 순간 아내가 이런 목적으로 순수히 따라나섰다는 불쾌한 생각과 혼자 자전거 탈것을 괜히 걷자고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그러면서 너는 어떤데… 나도 최선을 다하고 힘들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런데 권사님의 용서를 구하는 전화가 생각이 났다. 하나님 앞에서 몸부림치는 권사님의 모습이 생각나며 어쩌면 이것이 아내의 말이 아니라 주님이 내게 하시는 말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나를 항변하기 위해 큰소리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받아들여지고 인정하게 했다. 그래서 설교시간에 적절치 못한 단어사용은 잘못했다며 입술로 고백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입술로 고백하자 아내가 보였다. 성격 급하고 준비되지 못한 나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외롭게 그 자리를 지키느라 고생하는 아내가 보였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미안하고 고맙다. 그래서 “부족한 나 때문에 힘들게 해서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왜 자기 때문에 힘들어 내 성격 때문에 힘들지”라고 한다.

인정하고 고백하니 내가 보이고 아내가 보였다. 그리고 우리 관계가 살아났다. 달콤한 대화는 무엇일까?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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