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12일간의 터키 내 소아시아 7 교회와 사도바울의 선교여행 경로 탐사를 마쳤습니다. 이 긴 여행에 동행하며 위로가 되어주신 김승철 선교위원장님 부부께 감사합니다.
이번 여행 가운데 배운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공동체입니다.
모든 곳이 최소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땅이지만 오래전 있었던 지진으로 지금 이곳은 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서머나나 골로새 같은 경우는 흔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유적이나 유물을 기대하고 방문한 저에게는 시간과 경비가 아까울 정도로 실망스러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머나교회가 있었다는 이즈밀 시의 한적한 공동묘지에서 2007년 말라티아에서 순교하신 세 분 중 한 분 네자티 선교사님의 묘소를 방문했을 때 가이드 선교사님께서 ‘이들이 죽음 앞에서 가장 힘든 것은 장기가 꺼내져 잘려지고 입과 항문이 칼에 수십 차례 찔리는 고통보다 사랑하는 동료가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고통이었다’라는 말씀에서 ‘이들이 이런 고통 속에서도 배반하지 않고 믿음을 지킬 수 있는 이유는 함께 믿음을 지키는 형제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고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하나님은 이 화려한 고대 도시와 유물은 깊은 땅속에 감추었나 봅니다.
둘째는 다음 세대입니다.
갑바도기아는 이곳은 수천 년 전에 있었던 화산 폭발로 온 땅이 화산재로 덮여있습니다. 그래서 파기가 쉽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화산재는 공기와 닿으면 딱딱하게 굳어져서 이곳에는 많은 동굴이 있다고 합니다. 스머프 만화에서 본듯한 큰 바위 밑 동굴들은 기독교가 세력화된 후 순수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수도원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파 놓은 동굴이라면 또 하나의 동굴은 지하동굴입니다. 이 지하동굴은 120m까지 파 내려갔고 20층 높이로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안전상 8층까지 전체의 10%만 개방). 이 지하 동굴은 2세기 초부터 기독교가 국교화되기 전까지 약 250년간의 극심한 핍박을 피해 기독교인들이 피난처로 사용한 동굴인데 평상시에는 밖에서 살다가 위협이 느껴지면 동굴 속으로 숨어들어 살았다고 합니다. 이곳을 방문하며 처음 갖은 생각은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시인하고 순교하지 구차하게 피신하여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동굴 중 2층 가장 좋은 곳에 위치한 성경학교를 방문하면서 이들이 왜 이곳에 숨어들어 평생을 햇빛을 보지 못한 삶을 살았는지가 이해되었습니다. 다음 세대.. 신앙이 다음 세대로 그래서 주님의 다시 오실 때까지 복음이 전파되길 원하는 믿음이 이들을 동굴교회로 이끌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복음은 2000년을 지나 저에게로도 온 것임을…
여행을 마치며 갖는 제 마음은 이 은혜의 땅에 성도님들과 다시 방문하여 복음과 교회를 배우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감사한 것은 제 아내가 13년 전에 선교비전을 받으면서 이고니온(코냐)에 가고 싶어 했는데 13년 만에 함께 방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저희 부부에게 영적으로 풍성한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주님께 그리고 교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순종하고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홍형선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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