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교회 주위에 나무를 심었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수십 그루는 될 것이다.
그런데 숫염소 한 마리가 담장을 넘어 다니며 은행나무, 감나무, 장미 나뭇잎 등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횟수가 많아지면서 결국 은행나무들은 죽고 다른 나무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염소 우리를 높이기에는 너무 큰 작업 같아서 염소가 넘어 다니는 쪽으로 철조망을 치기로 했다. 그런데 철조망 구하기가 쉽지 않다. 몇 곳을 가보았지만 없다. 결국 폴전도사님이 인터넷 검색 후 교회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홈디포에 있다고 알려 주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철조망을 사다가 휴스턴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철조망을 치다 보니 온몸이 땀에 젖었다. 아무리 조심해도 날카로운 철조망이 팔뚝에 생채기를 낸다. 그래도 염소가 우리에서 나오지 못하리라는 기대감으로 철조망 작업을 했다.
그런데 철조망 작업이 마쳐질 즈음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염소가 뛰어넘어 나왔다. 완전 실망이다. 그래서 그다음 날 직선으로 쳤던 철조망을 휴전선처럼 나선형으로 다시 쳤다. 그러면서 이젠 괜찮겠지 했는데 또 넘어 다닌다. 점프력이 좋은 데다가 겁이 없다. 담장을 넘은 후 나 잘났다고 나를 쳐다보며 뽐낸다. 정말 통제 불능이다. 그래서 염소라고 하는 가보다. 이런 염소 때문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결국 화가 머리까지 차올라 씩씩거리며 염소를 없애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는 누구에게 연락하여 없앨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염소의 모습 속에 내 모습이 보인다. 하나님 앞에서 내 멋대로 살면서도 나 잘났다고 뽐내는 내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나를 보시고 없애야겠다고 하시기는커녕 짜증도 화도 내지 않으신다. 오히려 참고 기다리신다. 그런데 나는 내 의도에서 벗어나 나를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자 없애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없애려던 생각에서 담장 넘나드는 염소를 묶어 놓기로 했다. 담장 뛰어넘는 습관을 잊어버리도록 묶어 놓기로 했다. 게다가 무거운 종을 목에 달아 뛰어넘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 어쩌면 내 속의 소유욕이 화를 내면서도 없애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염소를 묶어 놓으면서 물도 먹고 비가 오면 피하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줄을 길게 묶어 놓았다. 그랬더니 묶인 상태에서 또 담장을 넘는다. 습관이 무섭다. 묶여서 자유가 통제되는 순간에도 습관을 따라 담장을 넘는다. 자신이 묶여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담장을 넘다 담장에 줄이 걸려 쓰러져 있다. 이 또한 내 모습이다. 주님이 허용한 자유 속에서 그 자유가 내 것인 양 살다가 목에 무거운 방울을 달고, 죄에 묶이어 기쁨을 잃어버리고 사는 모습이 내 모습이다.
비전집회가 시작되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말씀 속으로, 주님 안으로 들어가 묶임도 풀어지고 무거운 방울도 벗어버리고 진정한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다.
우리는 주 안에서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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