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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순복음 교회

6.4.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5월 30일

지난 월요일에 교회 현관 앞을 지나는데 장미화단에 잡초들이 보였다.

권사님들이 지나다니며 잡초를 뽑아내곤 했지만 손이 못 미치는 안쪽으로 잡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잡초들을 보고 있으려니 교회와 내 마음속에 원수가 뿌려놓은 가라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믿음을 도적질하고 갈라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지나가던 길을 멈추고 뽑기로 했다.

다윗의 인생 소개는 삼하 20장으로 끝이 났다. 그러기에 삼하 24장은 다윗의 인생 가운데 알려주고 싶은 사건을 다시 소개하는 부록과 같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다윗의 인구조사이다. 인구조사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동기의 변질이다. 삶의 중심이 하나님에게서 나에게로의 이동이고, 바라보는 대상의 바뀜이다. 다윗의 아름다움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만 바라봄이다. 골리앗을 넘어뜨리고 승승장구할 때에도, 사울왕에게 10년간 쫓김 당할 때에도 하나님만 바라보았다. 그런 다윗이 인생절정에 갑자기 인구조사를 한다.

이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가 일구어 놓은 것들에게 시선을 돌리는 것이고, 하나님에게서 자기 자신에게로의 삶의 중심이동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으시고 징계하신다. 그러기에 다윗의 인생에서 밧세바와의 간음사건은 육체적 넘어짐이었다면, 인구조사는 영적으로 넘어진 사건이다. 이일로 다윗은 쓰라린 패배감을 맛본다.

그러기에 삼하 24장에서 다윗의 인생을 happy ending으로 끝내지 않고 치부를 드러낸 것은 후대의 왕들과 오늘을 사는 나를 위해 이것을 기록하고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의도성이 농후하다.

장미나무 사이로 자란 잡초들을 뽑기가 쉽지 않다. 잡초를 뽑으려면 앉든지, 허리를 굽혀야 하는데 장미 때문에 앉을 수가 없다. 자리를 잡고 서기도 불편하다. 잡초를 잡아당기다 보면 팔뚝이 쓰라림이 느껴진다. 가시가 할퀸 것이다. 또 풀 속에 가시라도 있으면 몸서리치게 찌른다. 불편한 자세는 허리의 통증을 가져오면서 땀이 나게 한다. 그 순간 교회 시설 관리하는 지오바니형제에게 부탁하고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것이 교회와 내 안에 뿌리내린 잡초라고 생각하니 누가 뽑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멈출 수 없다. 이렇게 1시간 이상 가시에 찔리며 모든 잡초를 제거하니 쓰레기통에 반이나 되었다. 온몸은 땀에 젖었지만 마음이 시원하다. 왠지 영적으로 8부 능선을 넘은듯하다.

솔직히 다윗만 인구조사 하는가?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인구조사를 한다.

인구조사를 넘어 떠 벌리고 있다. 오늘 잡초를 뽑으면서 하나 배웠다.

잡초는 보일 때마다 뽑으면 쉽지만 미루면 큰일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에게 잡초를 뽑을 수 있는 새벽기도가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주님... 새벽에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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