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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26 목양칼럼 (Words From the Pastor)

Jun 27
2 min read

주님을 섬긴다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한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 교회일을 열심히 하고 교회가 성장하면 이것이 주를 향한 나의 사랑이고 나의 믿음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주님을 섬긴다는 것은 주님과의 관계 안에 머무는 것이다. 그러기에 주님으로 내 마음이 채워질 때 비로소 사역도 주님을 위한 것이 된다.

     

쓰레기통(dumpster)이 넘치고 있다. VBS에 사용한 물품들을 버려서인지 토요일인데도 쓰레기통이 넘치고 있다. 주일이 되기 전에 밟아 놓아야 주일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토요일 저녁에 심방을 마친 후 쓰레기통을 밟으러 교회에 가야겠다고 하니 아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다 하려 다가 burn out 되지 말라”라고 한다. 힘들게 혼자 하다가 나는 열심인데 왜 당신들은 안 하느냐며 내 의에 빠지지 말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 하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리 만류해도 교회로 갔을 것이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자동차 키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억지로 참은 것이 아니라 마음이 편안했다. ‘이상하다. 이런 내가 아닌데…..

     

주일아침에 교회에 오자마자 쓰레기통을 보았다. 염려하던 대로 가벼운 쓰레기는 올려져 있지만 무거운 쓰레기들 몇 개가 주변에 있다. 그리고 저녁이 되니 더 많은 쓰레기가 덤스터 주위에 널 부러져 있다. 창고에 가서 장화를 신고 쓰레기통에 올라간 후 스패니쉬 성도님 두 분에게 올려 달라고 한 후 쓰레기를 밟기 시작했다. 비닐장갑을 끼었어도 최대한 쓰레기통을 잡지 않고 쓰레기들을 밟아본다. 박스들은 분리해서 빼어내고 밟으니 감사히도 쑥쑥 내려간다. 내려가며 어떤 봉지는 터져 냄새와 함께 구더기가 장화에 묻는다. 그래도 쓰레기통을 정리해서인지 기분이 좋다. 이렇게 박스는 한쪽에 쌓아놓고 음식물 쓰레기 중심으로 쓰레기통을 가득 채웠다.

     

월요일 아침 새벽기도 후에 나와보니 어느 장로님들이 쓰레기통 옆에 있는 박스를 쓰레기 통에 벽을 만들고는 그 많은 박스를 쓰레기통에 쌓아 버렸다. 이렇게 쓰레기통보다 쓰레기가 많아지면 쓰레기 청소 회사에서 안 가져가는데.. 큰일이다. 도와준다고 하신 것인데 다시 쓰레기통에 올라가 빼어내야 한다.

     

그런데 내 안에 기쁨이 있다. 또 나 자신을 보고 놀라고 있다. 하고 싶거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데 아내의 말에 주저앉은 나 자신도 놀랍고, 구더기가 장화에 묻고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쓰레기 통을 밟는 것도 기쁘고, 박스를 쓰레기 통에 올려 두 번 일하게 하신 분들이 감사하다. 이렇게 알아서 헌신해 주신 손길이 감사하다.

     

주님으로 내 안이 채워지니 일을 통해 내 의를 세우려 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의 부족함보다 그들의 헌신이 먼저 보였고, 해야 할 일이 늘어났는데도 마음은 더 가벼워졌다. 주님을 섬긴다는 것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으로 내 마음이 채워져 그분의 마음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것임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화요일 아침 시원할 때 박스를 빼어내려고 가보니 쓰레기 회사에서 쓰레기를 가져갔다. 예전 같으면 안 가져가는데 그것도 하루 일찍 가져갔다. 아침 햇살 속에 미소가 보인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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