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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25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휴스턴 순복음교회를 섬긴 지 23년째다. 오랜만에 아내와 딸과 함께 식탁에 앉아 이야기하던 중 어떤 말끝에 아내가 나에게 “당신은 교회를 섬기면서 힘들지 않았다”라고 한다. 요즘은 몰라도 적어도 지난 20년은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는 힘들었는데 나는 힘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하고 싶은 대로 했기에 힘들지 않았고, 자기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하는 나를 쫓아오다 보니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자기는 매사에 의지가 없어졌다고 한다. 잘했다는 말은 아니어도 수고했다는 격려는 듣고 싶은데… 나는 힘들지도 않았고, 아내는 나 때문에 의지를 잃었다니 … 기분이 나쁘다. 기분 나쁨을 넘어 아내를 희생시키면서 나하고 싶은 목회를 했나 하는 생각에 충격이다. 사실 딸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불쑥 나온 말이지만 내 가슴 깊이 찌른다.

     

힘들어진 교회이기에 34살 먹은 철부지 목사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모두가 보기에 좋은 교회라면 나에게 주어졌을까? 그래서 감사했다. 비가 올 때마다 물을 퍼내어야 하고, 곰팡이냄새 진동하는 낡은 건물임에도 한 달 헌금을 다 모아도 페이먼트도 안되었다. 그래도 기도회 하고 싶을 때 기도하고, 몇 안 되는 성도님들과 수박 쪼개어 놓고 교제할 수 있는 자체 건물이 있음이 감사했다. 이렇게 나는 감사함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심방도 신났고, 예배도 기다려졌다. 내 눈에 교회 외에는 어느 것도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다 지난 20년 동안, 예배당 이전하고 싶을 때 이전했고, 체육관 짓고 싶을 때 체육관 짓고, 교육관 짓고 학교 하고 싶을 때 학교하고, 이엠사역도, 스페니쉬 사역도 하고 싶을 때 시작했다. 화려하진 않아도 말 그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왔다. 그래서 누군가가 홍목사님은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한다고 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아내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억울한 이 느낌은 무엇일까? 오늘 하나님은 아내를 통해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하실까?

     

문득 어릴 적 가파른 언덕길에서 리어카와 굴렀던 사건이 생각났다. 이모집에 놀러 갔는데 이종사촌형이 드라이브 시켜준다면서 나를 무거운 리어카에 태워주었다. 그런데 언덕에서 구르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아니 신났다. 사촌형이 언덕길에서 힘이 부쳐 리어카의 손잡이를 놓치는 순간 리어카는 비탈길을 내달리다 굴렀다. 그때 나는 리어카 속에서 리어카와 함께 내달리다 굴러서 온몸에 상처와 멍이 들었다. 그때 미안해하시며 감춰두었던 고등어를 꺼내 구워주시던 이모님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렇다. 하나님의 손이 지난 23년 동안 붙잡아 주신 것이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시 37:23,24)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이 붙잡아 주셔서 아무 일 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다. 행여나 내가 잘나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처럼 보였어도, 수많은 위기에 쓰러지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도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이 나와 교회를 붙잡아 주셨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아내의 말에 섭섭함이 아니라 감사해야 한다. 내 인생을 붙들고 있는 하나님의 손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사촌형처럼 힘이 부쳐 놓지 않는다고 한다. 내 인생을 의로운 오른손으로 지금까지 붙들어 주셨고 앞으로도 붙들어 주신다고 하신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손을 보는 자는 섭섭할 수 없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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