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6월 13일
After school에서 교실 하나를 두개로 나누어 사용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기관들과 상의하여 교실 칸막이 공사를 하기로 했다.
교실 칸막이 공사가 마쳐진 후 궁금하여 공사한 교실에 가보았다. 마침 그때 어느 집사님이 페인트를 칠하려고 페인트를 가지고 들어 오시고 있었다. 많은 연세에도 교회의 크고 작은 일에 몸을 아끼지 않으시는 집사님이다. 생각만 해도 힘을 주시는 집사님이다. 그런데 벽면 공사만 마치고 샌딩도 하지 않고 페인트를 칠하려고 하신다. 그것도 기존 벽과 다른 색상으로 칠하려고 하신다. 그래서 연유를 물으니 ”임시 벽이라고 해서 돈 들이지 않으려고 다른 곳에 사용하고 남은 페인트로 칠해주려고 하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에프터스쿨에서 일하시는 강미정 사모님을 불러서 물으니 “교실 증축이 이루어지면 다시 할 것 같아 임시 벽으로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중에 교회 건물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고, 상의 없이 멋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그리고 건물을 아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겨져 “만약 건물주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돈이 들더라도 제대로 하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이권율 목사님을 불러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어떤 건물주가 이걸 용납하겠느냐”면서 동조를 구하면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렇게 말하고 돌아오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계속해서 ”건물주“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맴돌았다. 나도 모르게 교회의 주인이 된 것 같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라고 고백하고 싶어 오래전부터 달력에도 교회 사인판에도 ”담임목사 홍형선“라고 넣지 않았는데 오늘 내가 주인인 듯 건물주, 건물주라고 외친 것이다. 나도 모르게 내가 주인이 된 것이다.
그리고 ”건물주“라는 단어만 생각하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못 했다. 교회 건물이 한 기관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기관을 배려하며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못 한 것이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강미정 사모님께 “화를 부리며 너무나 당당하게 내가 주인인양 건물주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카톡을 보냈다. 그러면서 점잖게 나이 먹고 싶은데 잘 안된다며 용서해 달라고 했다.
나이가 먹으면 지혜로움과 덕스러움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젊어서 보다 말씀 앞에 나를 더 비추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도 말씀에 비추지 않고, 타인을 배려 안 하면 독선이 된다.
나이를 먹어 감속에 말씀을 기준 삼아 더 주님과 동행하고 싶다.
그래서 지나간 자리에 예수님의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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