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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5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어린 시절 가을날에는 먹을 것이 참 많았다. 학교에서 오는 길에 감나무 밑에 가면 나무에서 떨어진 빨간 홍시가 있었고, 밤나무 밑에 가면 알밤들이 있었다. 길가 옆 무밭에서 팔뚝만한 무 하나를 뽑아 손톱으로 껍질을 돌려 벗긴 후 한입 베어 먹으면 매콤함 속에 흐르는 단맛은 갈증 해결을 넘어 주린 배를 채워 주곤 했다. 이렇듯 가을은 풍성하다.

     

오늘 큐티 말씀에 보면 장막절을 지키라고 한다. 장막절은 유대력으로 7월이지만 우리 달력으로는 10월로 가을걷이가 다 끝난 후 안식하는 절기이다. 가을 내내 땀을 흘리며 수확한 모든 곡식을 창고에 들인 후 넉넉한 마음으로 감사하는 절기이다. 그런데 장막절을 지키는 방법이 독특하다. 장막절이 되면 아버지는 가족들을 데리고 들로 나가서 하늘이 보이는 초막을 짓고 그곳에 살면서 조상들의 광야 생활을 기억하는 것이다. 따뜻하고 푹신한 침대가 아니라 돌이 찌르는 땅바닥에서 자고 씻을 수 없는 초막에서 살면서 40년 동안 광야에서 공급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초막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풍요로울 때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기억하며,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 초막에서 보내라는 것이다. 지난 금요예배를 섬겨주신 연광규 목사님께서 이런 말을 하신다. 연목사님은 탈북자로 먹고살기 위해 중국에 나왔다가 복음을 듣고 하나님을 만난 후 북한에 다시 들어가 복음을 전하다 공산당에 잡혀서 모진 고문 끝에 감옥에 갔다 오신 분이다. 이런 목사님께서 ”신앙의 적은 핍박도 아니고, 감옥도 아니고, 풍요라고 하신다" 무슨 말인가? 북한에서 고문받고 있을 때보다도 풍요로운 한국과 미국에서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며 살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다.

     

요즘 내 인생은 가을인 것 같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가을인 것 같다. 예전과 다르다. 주일을 두 번 비우고 한국에 다녀왔는데도 교역자님들과 교회 리더십들이 교회를 잘 이끌고 계셨다. 내가 심방 하지 않고, 더이상 청소하지 않아도 교회가 잘 돌아간다. 목회 가운데 이런 시간들이 올까 했는데 풍성한 가을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풍요로운 계절에 장막절을 지키라고 하신다. 들로, 광야로 나가서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기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하신다. 광야로 가서 초막을 짓고, 제물을 드리라는 것은 하나님이 실제가 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초막은 어디에 짓고 어떻게 초막절을 지켜야 할까? 어디에 초막을 지어야 하나님이  실제가 되고 진정한 기쁨과 감사가 있을까? 나에게 광야로 느껴져 은근슬쩍 넘어서 피해 가고 싶은 곳이 어딜까?

     

금요예배이다. 22년 이상 금요예배를 드리지만 매번 영적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가능하면 안 드리고 싶다. 그런데 풍요 속에 초막으로 갈 때 하나님이 실제가 된다고 한다. 금요예배에 하나님이 실제로 임재하길 소원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초막으로 가야겠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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