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Search

5.7.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페이스북이 해킹당했다. 지난 부활절 예배 후 지난 20년이 감사하여 사진 몇 장을 올린 후 Youth Kosta 포스터까지 올리면서 1년 만에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그러자 많은 분들의 응원 댓글 속에서 잘 모르는 몇 분들이 댓글을 달면서 친구 신청을 해왔다.

어제 어느 분이 나의 페북이 해킹당한 것 같다는 문자를 해주어 들어가 보니 민망한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민망한 영상을 지우면서 나의 이미지를 흐트러뜨린 것 같아 화가 나고 부끄러웠다. 그래서 아내에게 이 상황을 말했더니 "페이스북 같은 것 하지 말라 했더니..." 하며 전화기를 가져간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public으로 해 놓으면 이런 일이 생긴다며 만져준다.

사실 나는 기계치이며 컴맹이다. 그냥 사용만 할 뿐이지 원리도 모르고 관리할 줄도 모른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지만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다.

요즘 다윗의 삶을 묵상하고 있다. 다윗이 도망자의 삶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고, 주위의 모든 나라들을 정복하며 승승장구하다가 밧세바와 간음에 빠지고 살인을 저지를 때가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한 50대 초 중반이다. 다윗에게 견줄 수 없지만 내 삶도 나름 잘되고 있다. 교단총회에서 총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부총회장이 되고, 15년 만에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고, 교회도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조금씩 계속 성장하고 있다. 예전같이 몸부림치지 않아도 모든 것이 돌아간다. 때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돌아간다. 그러기에 나태할 수 있는 상황이고 교만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편안할 때 다윗이 밧세바와 간음하고 잉태사건으로 터졌다면, 나에게는 어제 페이스북 해킹 사건이 터진 것이다. 다윗은 이 상황 속에서 은폐하기 위해 자기의 권위로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치열한 전쟁터에 넣어 죽게 한다. 간음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

나는 은폐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 앞에서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우연으로 여기면 이것이 은폐이다. 그리고 이 은폐는 어떤 죄로 이어질지 모른다.

그러기에 이 사건 속에서 주님께서 내게 하시고자 하는 의도를 구해야 한다.

해킹을 알려준 분들께 고맙다고 문자로 인사하자 "나도 그런 적 몇 번 있다, 우리 아버지도 그랬다"며 위로해 준다. 또 절대로 모르는 사람의 친구요청은 받아주지 말라는 조언도 해준다. 모두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렇다. 오늘 나태함 속에 내속에 뿌리내리려는 교만을 이기는 방법은 상대를 이해하고 덮어주는 것이다. "나도 그랬어요" 상대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

다윗의 실수를 내버려 두시면서도 나에게는 깨닫게 하시는 주님이 그저 고맙다. 이번 부흥성회를 기점으로 더 주님을 찾고 동행해야겠다. 그리고 내 삶의 무게가 초심에 있어야겠다.

홍형선 목사

7 views0 comments

Recent Posts

See All

9.8.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교회의 홍수방지 연못가에 펜스를 치고 염소를 기르고 있다. 아이들에게 교회가 친화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어린 염소 한쌍을 데려왔는데 햇수를 거듭하며 수십 마리로 번식하여 작년 가을에 4마리만 남기고 모두 Farm으로...

9.1.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김문수 목사님과 요양병원에 심방을 갔다. 오랜만의 방문이기에 작은 야채죽과 보리차 한 병을 사서 갔다. 예배를 드린 후 김목사님에게 보리차를 냉장고에 넣어 나중에 드시게 하라고 했더니 보리차 병의 뚜껑을 ”우드득“하고 돌려...

8.25.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목양칼럼       월요일 늦은 저녁,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부터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학교 에어컨이 고장이 나서 학교수업을 진행할 수 없으니 화요일은 학교를 열 수 없다라는 내용이었다. 아내는 갑작스럽게 근무 일정을 바꿀 수 없기에, 화요일...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