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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5월 11일


어머니가 작년부터 통화 때마다 언제 한국에 오느냐고 하시다가 3개월 전에 병원에 입원하셨다. 형제들은 큰일 날 정도는 아니니 편할 때 오라고 한다. 형제들 말에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어머니가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요양병원으로 가셨다. 천식이 심하여 호흡기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사와 부흥회 등을 마치고 급하게 한국에 왔다.

마중 나온 사람 한명 없어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설렌다. 시원한 바람을 기대했건만 초여름의 날씨로 등줄기에서 땀이 흐른다. 에어컨에 익숙한 나로서는 에어컨 없는 이런 날씨가 힘들게 느껴지는데도 설렌다. 이것이 고국이고 고향인가 보다.

요즘 큐티 말씀에 보면 다윗은 아들 압살롬의 반란으로 기약 없는 망명길에 오른다. 죄인처럼 머리를 풀고 맨발로 눈물 흘리며 그토록 사랑한 예루살렘을 떠난다. 나는 설렘으로 고향 땅을 밟고 있는데 다윗은 눈물로 예루살렘을 떠난다.

어머니에게 갔다. 요양병원이라 10분만 면회가 가능하다고 한다. 앙상한 엄마의 손을 잡고 안아보았다. 우리 엄마가 이리도 작았던가...

늦게 와서 미안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태평양을 건널 때 이미 불효자가 되었기에 늘 미안하다. 감정을 추스르고 엄마와 마주 앉았다. 그러자 우리 엄마의 특유의 본론이 나온다. 자신의 퇴원에 대해 형과 상의했느냐고 하신다. 그래서 산소호흡기도 착용해야 하고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기에 퇴원은 안된다고 형이 말했다고 하자, 실망한 눈치이다. 실망한 눈치가 보여서인지 20여분이 짧은 듯하면서도 길다. (멀리에서 왔다며 10분 이상 배려해줌).

연세 드신 성도님들이 한국에 엄마 만나러 간다고 하니 "엄마 목욕시켜 드려라", "엄마의 안고 자 보라"며 권면해 주었다. 그런데 고작 안아보는 것이 다이다. 그리고 엄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할 수가 없다. 예루살렘을 떠나는 다윗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된다.

다윗은 지금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쓰라린 마음으로 예루살렘을 떠나고 있다. 그런 다윗을 향해 시므이가 비탈길을 쫓아 오면서 돌을 던지며 저주를 한다. 그 모습에 다윗의 충신 아비새가 화가 머리까지 올라 다윗에게 자기로 시므이의 목을 베도록 허락해 달라며 간청한다. 그러자 다윗은 "하나님께서 나를 저주하도록 허락해서 저주하는 것이라며 상황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그 길을 간다." 상황을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로 보았던 것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다윗의 시선이다. 못해주는 것에 마음 아파하기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엄마를 만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보아야 한다.

그래야 진짜 후회를 하지 않을 것이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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