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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25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신지 벌써 3년째다. 가끔 화상통화를 할 때면 “언제 오니? 보고 싶다”는 말씀만 하신다. 그럼에도 여러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하면서도 1년에 한 번 찾아뵙는 것으로 거드름을 피운다. 한 달 반 전에는 엄마가 식사를 못하시게 되면서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연이은 행사로 도저히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형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그래서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5월에 비행기 티켓 끊어 놨으니 그때까지 견디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이처럼 자식은 엄마의 생명마저 자신의 스케줄에 맞추려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기도마저 들어주셨다. 엄마 또한 아들을 한번 더 보고 싶은지 죽음의 문턱에서 나오셨다.

     

지금 내 스케줄대로 엄마를 보러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에 오르고 보니 잊었던 엄마가 생각나며 한국이 멀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동시에 조급함이 밀려오며 비행기가 더디 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3년 가까이 병원 침상에 누워 창문 너머로 변해가는 계절을 보면서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어느 자식이 찾아올까 하는 기다림 뿐이었을 것이다.

     

땅바닥을 잡고 기어 다닐 수만 있어도 땅 파고 무엇인가 심어서 자식들 나누어줄 기대감에 하루를 훌쩍 보낼 텐데… 이제는 기어 다닐 수도 없어 침상에 누워만 있다. 침상에 누워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자식들 기다리는 것뿐이다. 그러기에 나의 비행시간처럼 하루가 길게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자식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조급해하셨을 것 같다.

     

오늘 큐티 본문(민 19:11-22)에 보면 시체를 만져 부정케 된 자는 7일간 정결예식을 거친 후 정결한자가 와서 우슬초에 정결케하는 물(붉은 송아지의 재가 뿌려진 물)을 묻혀 뿌려줄 때 정결케된다. 무슨 말인가? 죽음을 만진 자는 스스로 정결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정결한 자가 정결케 하는 물을 뿌려줄 때 지독한 사망에서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솔직히 자식 된 도리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간다. 그런데 엄마의 지독한 그리움이 느껴진다. 엄마 스스로는 이 지독한 외로움에서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정결케 하시는 예수님께 도움을 구한다. 정결케하는 당신의 피로 덮어달라고… 이번 여행에 예수님의 동행하심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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