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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4월 6일

     

교회를 사랑하여 떠나려고 했다. 21년간 섬긴 교회가 홍형선목사의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교회라고 선포하고 싶어 떠나려고 했다. 그래서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부흥을 보고 싶었다.

정말 모든 민족, 모든 세대, 모든 언어 가운데 부어주는 주님의 부흥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성도님들께서 우리 부부를 보낼 준비가 안 되었다. 우리의 떠남이 사랑하는 교회에 상처를 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남기로 했다.

떠나려는 것도, 남는 것도 사랑해서이다. 사랑에서 출발한 순종이다. 그런데 개운치가 않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기쁨이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성도님들도 아파한다. 얼마나 아픈지 어떤 분은 “꿈속에서 나와 치고받고 싸웠다”라고 한다. 또 어떤 분은 제가 가려던 Tacoma시가 생각이 나서 Toyota Tacoma 트럭도 싫다고 한다. 성도님들도 상처를 받은 것이다. 분명히 하나님이 주신 마음에 순종했는데, 순종의 결과가 여기저기 상처뿐이다. 왜 그럴까?

그래서 고민하며 기도했다. 어느 순간 나의 순종이 섞인 것을 알았다. 순종한다고 했지만, 나의 순종에는 “나는 21년 목회한 교회도 떠날 수 있다”는 교만함과 “이제는 시원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타협함이 있었다. 그래서 순종 속에도 기쁨이 없고 성도님들에게 상처가 되었던 것이다.

     

어제 금요예배시에 앞자리에 앉으신 84세 된 권사님이 보였다. 밤운전이 어려워 작년부터 금요예배에 못 오셨는데 내가 사임을 보류한 후부터 다시 나오신다. 아마도 나에게 힘이 되고 싶어 각오하고 나오시는 것 같다.

내가 뭐라고…. 울음이 나오며 부끄럽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나의 섞인 순종을 고백하고 회개했다. 그러자 무거운 무엇이 사라진 것 같고 영혼 깊은 곳에서 기도가 터지는 것 같았다.

     

하나님은 사람의 순종으로 일하신다. 그런데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라는 말씀에 아브라함이 조카 롯을 데리고 떠났듯 우리의 순종은 늘 섞여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의 섞인 순종을 통해 일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네 순종이 섞인 것 알지? 하면서 드러내신다. 그때 회개하는 자에게는 다음 일을 맡기시지만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는 침묵하신다. 이런 면에서 순종이 위대하듯 회개도 위대하다. 아니 은혜이다.

     

오늘 나에게 회개할 마음을 주신 하나님이 고맙다.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을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고맙고 사랑스럽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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