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4월 23일
”만남이 반가웠고 왜 이제야 이런 모임을 시작하는지 후회스럽습니다“
미주에 있는 오순절 한인교단 대표모임에서 나온 어느 목사님의 고백이다. 미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님들로 이루어진 북미총회와 미국 하나님의 성회 산하 한인교회들로 이루어진 한국총회(1총회)와 한미총회(2총회) 이렇게 세 교단이 있다. 뿌리는 같지만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나누어진지가 수십년이 되었다.
그런데 서로의 마음 가운데 형제로서 교제하고 싶은 마음들이 모아져 이렇게 모인 것이다. 만나고 보니 이렇게도 반갑고 기쁜 것이 서로가 형제이긴 형제인가 보다. 그래서 “과거는 묻어두고 미래만 이야기하자” “이익이 아니라 유익만 바라보고 계속 만나자”라고 고백하며 헤어졌다.
뿌리가 같은 우리가 왜 나누어졌을까? 질문이 생긴다.
지난 주일 전교인 야외예배에서 권구목사님이 말씀을 전했다. 지난 3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에 말씀을 부탁했더니 “휴스턴에서 목회자인 자기와 가족이 변했다”라고 한다. 가슴이 뭉클하다. 말씀을 마치고 전 교인들이 두 손을 뻗어 파송기도를 하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이런 질문이 들었다. “왜 떠나고자 한 나는 남아야 하고 미국에 남고자 하는 권구목사님은 떠나야 하는가?“ 지금 우리교회에 권구목사님이 얼마나 필요한데… 이해가 안 된다. 이렇듯 인생 가운데 이해 안 되는 일들이 많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도바울도 복음을 들고 아시아로 가고자 했지만 성령님이 막으시더니 마케도니아(유럽)로 인도했다.
빌립도 예루살렘에 핍박이 와서 어쩔 수 없이 사마리아로 갔다. 바울을 마케도니아로 이끄신 것은 유럽을 복음화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것과 빌립을 사마리아로 보낸 것은 유대인을 넘어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성령의 역사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당시 그들에게는 의문투성이였을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들은 의문투성이에 갇히지 않고 늘 하던 대로 바울은 기도처소를 찾았고, 빌립은 복음을 전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유럽의 첫 교회 빌립보교회가 탄생하고 사마리아 이방인도 예수 믿고 구원받는 역사가 일어나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동일하다. 이해 안 된다고 의문투성이라고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늘 하던 대로 연합을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내게 줄로 재어준 교회를 섬기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하나님나라가 드러나고 과거가 해석된다. 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기도하고 심방 하고 성경을 보려고 한다. 그러자 기도의 처소를 찾아 바삐 빌립보 거리를 걷고 있는 바울의 발걸음 속에 내가 보인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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