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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우리 집은 1층에 있는 콘도이다. 1층이다 보니 뒤뜰 페디오

앞에 길이가 18피트, 넓이가 1피트 되는 작은 가든이 있다.

그런데 말이 가든이지 애물단지?이다. 그늘이면서도 휴스턴의 여름 날씨에 그 무엇도 살아남지 못해 황폐하다. 게다가 비만 오면 흙을 튀어 페티오가 지저분하다.

어느 날 콘도 오피스에서 우리 집 뒤쪽 보드블록을 교체하며 낡은 블록들을 한쪽에 쌓아놓았다. 그래서 오피스에서 낡은 보드블록 사용해도 괜찮다기에 작은 가든?을 보드블록으로 덮기로 했다.

일정 때문에 미루다 오늘 하기로 마음먹고, 오후 1시에 교회 앞 사거리로 일용노동자 한 명을 픽업하기 위해 갔다. 여럿이 있었지만 일자리를 기다리다 술을 마셔서인지 대다수가 술에 취해 있었다. 그래서 술에 취하지 않은 한 명과 시간당 $15을 주기로 하고 픽업했다. 차에 타자마자 나를 알아본다. 교회도 알고 내가 목사인 것도 안다. 아뿔사... 자세히 보니 언젠가 일하러 왔다가 힘들다고 도중에 간 친구이다. 점심을 먹었느냐고 했더니 아직이라 하여 햄버거를 살 시간이 없어 라면을 먹겠느냐고 했더니 먹겠다 하여 집에 도착하자마자 라면을 끓여 주었다. 그것도 계란 두개 넣고....

같이해서 그런지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4시간 만에 일을 끝낸 후 데려다주는데 얼마 줄 거냐고 한다. 15불씩 4시간이니 60불에다 10불 팁을 더해 70불 주겠다고 하자, 자기가 5시간 일했다며 버럭 화를 낸다. 그래서 1시 9분에 픽업하여 지금 5시가 조금 넘었으니 4시간이라 하자, 이번에는 힘든 일이었으니 100불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너와 내가 시간당 15불로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자기 일당이 160불이라며 90불을 달라고 한다. 완전 날강도이다. 그래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 너의 자세가 문제라면서 70불만 주겠다고 했다. 이렇게 싸우면서 픽업했던 교회 앞 사거리에 왔다. 계란 두개씩이나 넣고 라면도 끓여 주었는데.... 나를 우습게 보는 것이 같아 괘씸했다.

그런데 돈을 주기 위해 지갑을 집어드는데 오늘 큐티말씀의 주인공인 아비가일의 지혜가 생각났다. 아비가일은 남편 나발 때문에 화가 머리까지 올라온 다윗을 찾아가 엎드린 후 "남편의 죄를 자신의 것으로 돌린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같은 아비가일의 이 행동이 두 남자를 살리고 자기도 살린다. 이런 아비가일의 지혜가 생각났다.

날강도 같아도 이 친구 도움으로 몇 년간 고민했던 페티오를 정리했다. 게다가 우리 교회를 알고 내가 목사인 것도 안다. 여기서 내 감정대로 했다가는 왠지 영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손해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20불짜리를 한장 더 꺼내려다가 그래도 내 자존심을 세우려, 다시 한번 돈이 문제가 아니라 너의 자세가 문제라면서 네가 알듯이 우리 교회에 일이 많지 않냐 이러면 너를 다시 픽업하겠냐면서 다시는 이러지 말라 했다. 그랬더니 "I don't care"라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꺼내려던 20불짜리를 넣고 경찰이나 삼자를 통해 내 억울함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또다시 아비가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모든 감정을 누르고 90불을 주면서 억지로 "땡큐" 했다. 그러자 자기도 기분이 좋은지 차에서 내리면서 주먹인사를 하면서 "땡큐"한다.

나는 목사다. 이 직분은 하나님의 사람을 섬기라고 주신 직분이다. 그런데 인생을 살면서 목사라는 이름으로 힘을 주려한다. 섬김이 아니라 섬김을 받으려 하고, 목사라는 이름으로 자존심을 내세우려 한다.


오늘 예수님을 닮은 아비가일의 아름다움이 나의 자존심을 꺾었다. 목사라는 자존심을 꺾었다. 그래서 누구를 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를 살렸다는 것이다. 감정대로 하지 않고 나로 예수님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하고 행동하게 했다는 것이다.

주님... 자존심으로 살지 않고 예수님 당신으로 살게 하소서.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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