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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21 목양실에서

요즘 각종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고 있는 "미나리"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 부부가 10년간 캘리포니아에서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여 번 돈으로 농장을 만들겠다고 아칸소 주 외딴 시골로 이사하여 고군분투하는 이민 1세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정이삭 감독 자신의 삶을 배경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외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를 농장 옆 계곡에 심은 후 잘 자라는 미나리 모습 속에서 척박한 상황에서도 개척해나가는 이민자의 모습과 자기 가족만의 농장인 미나리를 생각하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맞벌이하는 딸 부부를 돕고 어린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온 외할머니에게 손자가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 않아’, ‘할머니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면서 심지어 할머니를 골탕 먹이려고 할머니가 사용하는 컵에다 물 대신 자신의 소변을 담아놓는 모습이 제게는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오직 딸과 손주를 위해 한인타운이 형성된 대도시가 아닌 말 통하는 사람 하나 없는 아칸소 시골 마을에 와서 희생만하는 할머니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손자의 모습 속에서 이민 1세대와 2세대 간의 갈등이 느껴져 한쪽 가슴이 멍먹했습니다.

"왜 할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몰라 줄까?" "왜 할머니의 진심을 몰라 줄까?"

어느 날 과격하게 운전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제 아내가 아이들이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에 대해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인 저에 대하여 열심히 산 것과 희생한 것에 대하여 고마워하고 인정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빠인 저를 존경하는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무슨 이야기 끝에 ‘아빠는 나에 대하여 무엇을 알아?’라고 웃어가며 말하던 아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의 시선 속에 비추어진 저의 ‘나쁜 운전습관’을 지적하면서 어디서 읽었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며 동시에 싫어하는 것은 안 하는 것이다."

미나리 영화에 보면 화투치기를 가르쳐주고 한국 욕을 가르쳐주는 할머니에게 손자가 이렇게 말합니다.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가 않아.. 쿠키도 굽지 않고, 예쁜 말도 하지 않고..." 이 말은 손자가 원하는 것과 상반되게 행동하고 말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얼마나 할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희석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말이었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하는 것과 동시에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을 안 하는 것이라는 사실 앞에 나의 신앙생활을 뒤돌아봅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베푼 우리의 희생이 존경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주안에서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홍형선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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