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한 주간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래서 딸과 아내와 나까지 셋이서 오랜만에 테이블에 앉았다. 셋이 살지만 서로의 일정으로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오랜만에 함께 한자리에 앉았다. 여행 이야기로 시작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문득 “교회가 재정능력이 되면 pastor Paul을 돕기 위해 이엠에 사역자를 한 명 더 세워주었으면 좋겠다” 했더니 딸아이가 아빠! 하더니 “재정능력이 되면 그 돈으로 사역자 사례비를 올려주라”라고 한다.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다. 그러자 아내는 딸아이의 말에 다른 사역자를 세워주면 홍목사가 나보다는 사역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여길 것이라고 한다. 사람보다 사역을 중요시 여기는 목회자로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관계가 깨어질 것이라 한다. 그런데 듣기 싫다. 그리고 서로의 상처로 날카롭게 느껴진다. 항상 교회성장을 위해 가족들을 희생시킨 나에 대한 상처와 열심히 사역하고 돌아오면 교회성장에 미친 사람 취급당한 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상처가 느껴진다. 그래서 이런저런 항변을 해보다 상처들이 더 건드려질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반문해 본다. "정말 나는 교회성장에 미친 목사인가? 그래서 사람보다 사역을 중요시 여기는 목사인가?"
새벽예배시간에 김문수목사님이 한국에서 전도사시절에 있었던 일에 대해 간증한다. 당시에 섬기던 교회에서 목사님과 성도님들이 기도원에 갔다가 식사를 해야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순조로운 식사를 위해 혼자 일찍 기도원에서 나와 기도원 인근에 있는 여러 식당을 방문하여 식사장소를 어렵게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성도님들이 기도회를 마치고 모두가 편하게 식사를 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면서 담임목사님께서 김목사 님에게 ”전도사님.. 수고했어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봐요 “ 하면서 칭찬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한마디가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하나님의 위로 같았다고 한다.
깨달음이 온다. 사역은 사람이다.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99마리의 양을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 나선 것 같다. 그러니까 사역을 위한 사역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기 위해 사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나와 함께 하는 부교역자들이 좋은 사역자로 세워지길 원함과 동시에 책임감이 느껴진다. 언젠가 담임목사가 되거나 그런 일을 맡게 되었을 때 감당해 내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잔소리가 많다. 목회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상황대처에 대해서… 가르쳐주려고 잔소리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그 안에 사랑이 없다면 상처만 준다. 오늘부터 가르치기보다 격려의 말을 찾아서 해야겠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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