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2월 7일
나이가 50대 중반이 되고 한 교회에서 20년 목회하다 보니 이상한 눈이 생겼다. 사람을 볼 때 평가하고 분석하는 눈이다. 특히 부교역자들을 보면서 "내가 저 나이 때에는 저렇게 설교를 못했는데 대단하다" 칭찬하면서도 평가한다. 또 하나님 앞에 귀하게 쓰임 받을 목회자로 세워지길 바란다고 하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평가한다. 그러면서 내 눈은 정확하다고 확신한다.
요즘 사울이 이스라엘의 초대왕으로 세워지는 모습속 에서 사무엘을 본다. 자기 두 아들이 자기 뒤를 이어 사사요 선지자가 되길 원하지만, 탐욕덩어리로 이미 글러 버렸다. 이 사실을 백성들이 알고 왕을 구한다. 아비로서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까? 그럼에도 이 사실을 하나님께 아뢰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도 이방민족처럼 왕을 허락하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사울이라는 청년이 찾아올 것인데 그가 왕이 될 사람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이제 사사시대가 끝나고 왕정시대가 시작된다는 말과 동시에 자기와 자기 두 아들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무엘은 묵묵히 이 일을 순종함으로 감당해 낸다. 사무엘의 멋짐과 동시에 인간적인 아픔이 느껴진다.
시간이 흐른 뒤, 사울이 왕이 되어 전성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다. 하나님께서 사울왕에게 사울왕을 대신하여 다른 사람을 왕으로 세울 것이라 한다. 그때 블레셋과 전쟁이 벌어진다. 그때 다윗이라는 소년이 물멧돌로 블레셋장군 골리앗을 쓰러뜨림으로 이스라엘이 승리할 수 있게 한다. 그러자 여인들이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라"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사울왕은 자기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생각났는지, 갑자기 시기와 질투심에 빠져 인생의 모든 에너지를 다윗을 쫒고 죽이려는데 쓴다. 그러다 인생을 마친다.
만약 그때, 사무엘처럼 하나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려 했다면 어땠을까? 인간적으로 아픔이 있어도 순종하려고 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다윗을 향해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이 준비한 사람이라"면서 손을 들어주었다면 어땠을까? 사울왕에게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큐티 본문에서 어떤 여인의 도움으로 청년 사울과 사무엘 선지자가 만나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보았다. 그래서 오늘 누구를 만나든지 이 사람은 나의 데스티니를 도와줄 사람이고 함께 데스티니를 만들 사람으로 여기자고 했다.
하루를 살면서 "나이가 먹어 가고 목회경력이 많아질수록 평가를 넘어 아름다움을 가져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통해 "이 아름다움은 하나님께서 타인에게 감추어 놓은 아름다움을 찾아 드러낼 때 이루어지는 것 같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주님... 내게 아름다움을 주시되, 무엇보다 뒷모습이 아름답게 하소서.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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