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2월 8일
휴스턴에서 있는 우리 교회가 속한 AG한국총회 교단 실행위원 모임이 3일간 있었다. 수요일 오후에 실행위원 모임을 마친 후 제일 먼저 유혜광장로님과 커피 한잔을 했다. 실행위원 모임이 시작하기 전인 월요일 아침에 만나고 싶었는데 서로의 시간이 맞지 않아 실행위원 모임이 끝난 수요일 오후에 만났다.
지난 주일 2부예배시에 교회 창립 44주년 감사예배와 장로, 안수집사 임직식이 있었다. 주일예배 시간에 임직식을 같이 하다 보니 시간이 없다. 그래서 짧으면서도 의미 있는 임직식을 위해 임직자들에게 간증 있는 고백을 부탁했다. 그런데 유혜광장로님께서 간증을 하시는데 간증보다 가르침같이 들렸다. 내가 의도한 것과 멀게 느껴져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교육을 위해 지적할까? 말까? 지적한다면 이 자리에서 할까? 말까? 짧은 시간 속에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그러면서 유장로님께서 내 마음을 알아줄 것 같아 그 자리에서 “장로님의 역할은 담임목사의 의도를 아는 것”이라며… 그런데 의도와 동떨어진 고백을 한다며 지적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적한 후 마음이 불편하다. 이 불편함을 가지고 예배가 마쳐졌다. 기뻐해야 할 창립주일 예배와 임직식 예배가 마쳐졌음에도 마음이 불편했다. 오후 내내 이 불편함이 나를 짓눌렀다. 그리고 이 불편함은 예배 중에 있었던 나의 또 다른 나의 실수를 소환했다. 임직식 중 임직자들에게 사진을 찍자며 임직자들을 줄 세우던 나의 모습이 보였다. 기름부음 있는 예배를 강조하는 내가 예배를 우습게 여기는 행동이다. 너무 부끄럽다. 평상시 진행을 잘한다는 말에 붙잡혀 만들어 낸 교만 같아서 부끄럽다. 쥐구명이라도 들어가고 싶다. 이대로 잠자리에 들수 없어 밤늦게 장로님에게 만나자고 해서 오늘 장로님과 커피를 하게 된 것이다.
유장로님에게 정말 미안하다. 장로님에게 있어서 이날이 인생에 단 한번뿐인 날로 얼마나 기쁘고 의미 있는 날인가? 그런데 나의 교만이 축하는 못해주고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신다. 평상시와 다르게 밤늦게 연락한 후 급하게 만나자고 해서 무슨 일이 있는지 염려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3일 동안 걱정했다면서 오히려 나를 격려하신다.
나는 참 내 중심적이다. 그래서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으며 못 견뎌한다. 하고 싶은 것은 해야 직성이 풀린다. 심지어는 예배에서도 내가 원하는 영적분위기가? 나와야 예배가 성공한 것 같이 느낀다. 그러다 보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다. 목회자로 합당치 않은 모습이다. 창립 44주년에 하나님께서 나의 이 부분을 다루시는 것 같다.
장로님과 헤어져 돌아오는데 마음이 깃털 같다.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나에게 엄청난 자유를 준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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