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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오늘은 우리 부부가 결혼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리고 어제는 딸의 생일날이다. 그러니까 결혼 1주년 하루전날 딸아이가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케이크를 하나 사서 초를 꽂고 딸아이의 생일을 축하한 후, 그 케이크에 다시 그 초를 꽂아 우리 부부의 결혼 30주년을 축하했다.

     

지난가을에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이집트선교여행을 다녀왔기에 결혼 30주년이지만 어떤 이벤트 없이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그래도 왠지 그냥 지나면 안 될 것 같아 심방을 마치고 돌아오다 급히 운전하여 샂 죽은 랍스터를 파는 가게에 갔다. 저렴하게 죽은 랍스터 몇 마리를 사다 버터와 마늘을 발라 랍스터구이를 

만들었다. 그래도 왠지 섭섭하다. 아니 불안하다. 결혼 30주년에 꽃 한 송이도 

없었다는 말을 평생 들을까 불안하다. 그래서 꽃을 사러 Costco에 갔다. 수많은 장미다발 속에서 어떤 꽃을 살지 몰라 서성이는데 어떤 젊은 엄마가 빨강, 핑크, 흰색으로 어우러진 장미꽃다발을 집어든다. 그래서 나도 여러 색깔로 어우러진 장미꽃다발을 집어 들었다.

     

집에 오는 내내 어떻게 꽃을 줄까 고민했다. 꽃을 주면서 살짝 포옹이라도 해줄까? 그리고는 한마디 한다면 어떤 말을 할까? “나랑 결혼해 줘 고마워”라고 

말할까 아니면 “사랑해”라고 말할까… 이렇게 고민하다 보니 집 문 앞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아내를 보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운전 내내 고민하던 생각이 안 난다. 그리고 쑥스럽다. 그래서 싱크대위에 꽃만 올려놓고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 순간 아내가 꽃의 의미를 안다는 듯 꽃다발을 집어 들더니 ”30년을 

살아도 나를 이렇게도 모르느냐 “며 한마디 한다. 자기는 장미꽃을 안 좋아하고 더욱이 여러 색깔로 어우러진 것은 싫다고 한다.

     

그 순간 ”어느 젊은 엄마가 이런 꽃을 사기에…“라는 변명이 나옴과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바쁜 중에 자기를 위해 식사준비하고 꽃을 준비했으면 아무리 자기 스타일이 아니어도 ”고마워 “라고 말은 못 해도 ”내 스타일이 아니니 “”아직도 나를 모르느냐 “며 핀잔을 주어야 하느냐는 생각에 화가 났다. 그런데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그랬구나 “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내가 그랬구나.. 인정하는 말이다. 나의 실수를 인정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말이다. 그랬더니 아내도 

미안한지 더 이상 말이 없다. 결혼 30주년에도 마음 상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그랬구나 “라는 이 한 마디가 평정을 준 것이다.

     

회개가 무엇인가?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돌이키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죄가 우리를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회개가 없어 망한다(롬 2:5)고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에게도 사람에게도 “내가 그랬구나”라는 말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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