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교회를 오고 갈 때마다 바라보는 memorial mall은 11월 중순부터 중장비를 이용하여 모든 나무와 벽면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크리스마스를 상업화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고 더 나아가 크리스마스 장식에 회의감을 주었습니다.
지난겨울은 안식년 기간이기에 크리스마스 시즌을 한국에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도 제가 어릴 적 겨울내내 흘러나오던 캐롤이 그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고 크리스마스 장식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불교국가인 대만과 태국에는 호텔이나 광장에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해 놓고 캐롤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국민의 25%가 기독교 신자라고 자랑하는 한국에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어떤 문화도 없었기에 한국의 크리스마스가 어둡고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성탄의 참된 의미는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백성들에게 예수님을 만나도록 복음을 증거하는 데 있습니다. 1300년 전 종교 개혁자인 마르틴 루터가 저녁 늦게 숲속을 산책하다가 주위가 어두워지면서 아름다운 별들이 자신의 주변에 펼쳐지는 것을 감상하다 이 아름다운 별들을 나무에 매달 수 없을까하고 생각하고는 1535년에 작은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해서 아이들에게 주고 자기 집안에 설치함으로 최초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1886년 12월 24일자 독립신문에 "내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 일"이라는 제목으로 성탄절을 처음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1887년 12월 25일에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성탄 주일예배에서 한국인을 위한 성찬식을 거행한 후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자신의 집으로 평소 고마웠던 분들과 교인들을 초청해 음식을 나누고 선물을 나눔으로 성탄절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스크랜튼 선교사님이 이화학당 소녀들을 위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면서 한국에 크리스마스 문화가 정착하게 되었고 이 크리스마스 문화를 통하여 복음없이 태어나고, 복음없이 살다가, 복음없이 죽어가는 한국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예수 그리스도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크리스마스 문화는 한국 교회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이었습니다. 이 충격 속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상업적이다’ ‘세속적이다’ 치부할 것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예수 탄생을 알리는 문화복음으로 사용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교회 밖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탄생을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합니다. 한번에 완벽하게 안 되어도 올해 조금 하고 내년에 조금 더 보충하면서 교회 입구에 장식하다 보면 우리 교회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게 되겠지요. 이런 마음으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의 아이디어나 헌신하실 분을 찾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 중에 평화로다." (눅2:24)
홍형선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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