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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12월 1일

요즘 아내와 단둘이서 비행기 여행을 자주 한다. 혼자서 비행기를 탈 때면 어떤 자리에 앉게 될까? 통로 쪽 자리를 앉아야 하는데 가운데 자리나 창가 쪽 자리를 앉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며 매번 걱정한다. 그러나 아내와 함께 비행기를 타면 아내가 가운데 자리를 앉기에 늘 통로 쪽은 내 몫이다. 그러기에 자리에 대한 고민 없이 비행기를 탄다. 그런데 아내와 함께 하는 비행기 여행이 진짜 좋은 이유는 아내와 단둘만의 교제가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기다리며 대화하는 것이 좋다. 또 비행기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서로의 어깨를 의지하여 가다 보니 아내의 어깨에서 따뜻함이 느껴지며 교감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그 좁은 비행기 좌석이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교감 때문인지 버지니아에서는 공원을 걷다가 아내의 손을 은근슬쩍 잡아 보았다. 그러면서 50대 남녀가 손잡고 걷는 모습을 보면서 누가 “불륜”이라고 생각하겠다는 생각과 불편함이 밀려와 금세 잡았던 손을 놓았다. 휴스턴에 있으면 각자의 삶이 분주하여 함께함이 힘든데, 비행기를 기다리며 대화하고, 좁은 비행기 안에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앉고, 어깨를 맞대고 가다 보니 교감이 생긴다.

하나님과의 교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늘 은혜가 충만하여 주님과 교제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주님과 어쩔 수 없이 좁은 공간에 들어갈 때가 있다. 삶의 짐 때문에 주님을 찾아 외쳐야 할 때가 있다. 도와달라고 외쳐본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외치다 보면 주님의 사랑이 따스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나로 하여금 주님의 사랑을 더 갈망하게 한다. 그러다 보면 삶의 짐이 무거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주님이 보이고 살아갈 이유가 보인다.

요즘 큐티 본문인 골로새서에 보면 사도바울은 예수님을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라고 한다. 예수님과 자신이 하나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고백을 로마 감옥에서 한다. 좁은 공간에서 한다. 좁은 공간에서 예수님과 자신이 살갗이 부딪힘을 넘어 하나임을 본 것이다.

어쩌면 문제가 문제로만 보이는 이유는 주님의 살과 부딪힘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삶의 좁은 공간에서 내 삶을 좁은 공간으로 이끄신 하나님의 따스한 살갗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좁은 공간에서, 문제에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면 좁은 공간으로만 끝이 난다. 이것은 손해 보는 것이다.

50대 중반, 사역의 자리도, 아빠의 자리도, 남편의 자리도 좁은 공간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주님만을 갈망할 때다. 그래야 내 인생이 손해 보지 않는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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