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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25 영성일기 (Words From the Pastor)

내가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 EM의 하경자매님이 경영하는 Luce Avenue coffee shop이다. 이곳에 가면 복고풍의 인테리어도 좋고, 항상 밝게 웃어주는 하경 자매의 환한 미소가 좋다. 목사로서 성도들의 사업이 잘되기 원하는 마음 때문인지 항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오더 하는 것도 좋고, 기다리다 받아 든 커피의 은은한 향이 정말 좋다.

     

오늘도 심방 중에 카페 앞을 지나다가 들렀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카페의 분위기도 그립고 하경자매에게 떡도 주고 싶어 들렀다. 늘 그랬듯이 오늘도 환하게 웃어주며 “어떻게 오셨어요?”한다. 그래서 “카페에 커피 마시러 오지요” 했더니 무슨 커피를 드릴까요 한다. 달달하면서 커피내음 가득한 아이스커피를 부탁한다고 했더니 코코넛 아이스커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공짜라고 하기에 떡을 주었더니 기뻐하면서 물물교환이라고 한다.

     

이상하다. 성격 급한 내가 이곳에서 커피를 오더하고 기다리는 기다림은 지루 하지가 않다. 커피머신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스팀소리도 재미있고, 분주히 움직이는 손길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주문을 듣고 있으려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 기다림조차 하나의 환대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기다리다가 차가운 커피를 받아들고 차로 이동하면서 한 모금을 들이켰다. 한 모금의 커피가 혀끝을 지나면서 나고 모르게 “다음에 또 마셔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코넛의 달달한 향과 커피의 쌉쌀한 향이 아이스속에서 조화를 얼마나 잘 이루었는지 한 모금을 넘기기도 전에 다음번에 또 먹을것부터 기대하게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아내의 얼굴이 생각나며 아내에게 이 커피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커피를 마시며 아내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아내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하경자매가 만들어준 그대로 보존하고 싶어 컵을 흔들 수가 없었고, 아껴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릴 적 엿단지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듯 빨대에 연거푸 입이 갔다.

     

커피를 마시며 나도 모르게 내 인생도 이런 커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모금을 맛본 후 또 먹고 싶듯이 나를 만난 사람들이 첫 만남도 좋아해 주고, 또다시 만나고 싶어 하고, 누군가에게 나를 기쁘게 소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듯 향기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기도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도 중 갑자기 주님이 “너는 나의 커피야” 그러시는 것 같았다. 나는 너를 처음 볼 때도 설레었고, 지금도 설레고, 너는 내가 온 땅에 자랑하고 싶은 나의 커피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가슴이 뭉클하다. 바위틈 은밀한 곳에 숨은 술람미 여인에게 신랑이 산들을 넘고 언덕들을 넘어 달려온 후 몰약즙이 떨어지는 손을 문빗장에 밀어 넣듯 내 마음의 문을 주님의 사랑으로 두드리시고 계신 것 같았다.

     

“너는 나의 커피야”라는 이 달콤한 한마디에 나 자신이 잘 섞인 커피처럼, 쓴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내 인생의 맛 위에 주님의 향기만 전해지게 해 달라는 고백이 나온다.

     

“사람들이 나를 통해 주님을 떠올리고, 주님을 사모하게 된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해요”라는 고백이 나온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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