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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Houston Garden Center에 나무를 사러 왔다. 교회 앞 아파트 쓰레기통 주위가 

지저분하다. 거기다 바람이라도 불면 쓰레기가 교회로 날아온다. 어느 권사님이 종종 새벽예배 후 쓰레기를 줍기에 깨끗해 보이지만 늘 쓰레기와 전쟁이다. 그래서 아파트 쓰레기통과 교회사이에 있는 담벼락에 대나무들을 심어 흉한 쓰레기통도 가리고 

날아오는 쓰레기를 방어하고 싶어 대나무를 사러 왔다. 게다가 요즘 70% sale을 한다.

     

자동차에 나무를 싣고 오면서 대나무 내음이 가득한 자동차 안에서 문득 “나는 왜 바쁘다고 하면서 이렇게 나무를 사다 심고, 염소를 기르고 있을까?”라고 질문을 

해 보았다. 우리 교회의 구성전은 많이 낡았었다. 예배당문을 열면 쾌쾌한 냄새가 먼저 반기곤 했다. 그래서 교회의 이미지를 위해 청결에 신경을 쓰다 보니 초창기에는 주일날이면 최대한 일찍 나와 모든 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건물 주위를 물청소하곤 했다. 오늘 우리 교회를 찾아올 누군가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은혜 받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 환기를 하고 물청소를 했다. 또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꽃 한그루라도 심었다. 이런 습관들이 나로 쉬는 날도 잊어버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교회에 나무를 심고 교회건물들을 돌보게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노동 속에 기쁨이 있다는 것이다.

     

물청소하다 보면 온몸이 땀에 젖고, 나무를 심고 가든을 정돈하다 보면 개미에게 자주 물린다. 내가 교회에 심은 나무가 수십 그루가 넘듯이 개미에게도 수십 번 

물렸다. 자주 물리니 처음에는 두드러기 반응도 있더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기쁘다는 것이다. 감나무를 심을 때면 파란 가을 하늘아래 주홍빛 감이 흔들거리는 모습을 꿈꾸고, 소나무를 심을 때면 솔내음 가득한 오솔길을 꿈꾸고, 대나무를 심을 때면 푸르른 대나무 밭을 꿈꾼다. 이렇듯 내일에 대한 기대와 성도님들이 좋아할 것을 꿈꾸니 모든 것이 기쁨이 되어 나로 노동케 한다. 이처럼 교회일이라 하지만 내 안에 기쁨이 있다. 이 기쁨에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의무이고 사역이라면 쉬는 날도 잊고 이런 일을 하겠는가? 일종의 취미이고 좋으니까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하나님께 감사했다. 생산적인 일에 취미를 주고 기쁨을 주신 것이 감사했다. 그리고 이런 기쁨이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게 한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고백 후에도, 기적 후에도 끊임없이 십자가만 생각하셨다. 그리고 끝내 십자가로 

가셨다. 예수님도 십자가가 짐이면서도 그 안에 감추어진 기쁨을 보았기에 그 길을 가셨을 것 같다(요 15:11)

     

그리고 이 기쁨이 나로 변화하게 한다. 예수님을 닮아가게 한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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