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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20 목양실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왕이 나셨도다 왕이 나셨도다." 학창시절 성탄절 새벽에 성도님들의 가정을 조용히 방문하여 대문 앞에서 불렀던 찬송입니다. 새벽송을 돌 때면 내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천사라도 된 듯 음치지만 목청껏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가정에 하나님이 왕으로 오셔서 통치해 주심으로 성탄의 기쁨이 넘치도록 간절해 기도해주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이런 추억에 목회 초창기에는 1년 동안 헌신하신 성도님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수십 장의 카드를 쓰다 보니 손목이 아파 손목을 흔들며 카드를 썼습니다. 그런데 몇 해 전 크리스마스 카드를 준비해 놓고 바쁜 삶에 "내일 써야지" "내일 써야지" 하다가 결국 펜도 들어보지 못한 후 크리스마스 카드를 안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성도님들에게 저는 카드를 못 쓰니 성도님들도 저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지 말라고 윽박(?)지르기도 했습니다. 요근래 어떤 분과 점심을 같이했습니다. 교회를 위해 애쓰시는 마음과 힘에 겨워하는 모습이 엿보여 격려해야겠다는 생각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을 섬기는 모습에 어떻게 격려할까? 고민하다 지금은 코로나로 모든 것이 stop 되었으니 이때는 버티고 견디면 되는 것이라면서 편하게 사역하라고 했습니다. 코로나 핑계를 대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말에 어떤 대답도 없이 교회와 함께 살아온 지난 추억만 재잘 이며 이번 주간에는 영혼을 어떻게 섬길까 이야기하면서 눈빛을 반짝입니다. 오리가 잔잔한 물 위에 조용히 떠 있는 모습을 보며 예쁘다고 하지만 오리가 물 위에 떠 있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쉬지 않고 물 갈퀴질 하듯이 우리 교회가 십수 년을 한결같이 달려오고, 코로나 팬더믹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은 이런 분들의 수고가 아닐까 생각하며 부서별로 소리 없이 섬기는 분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갈렙처럼 보이지 않게 수고하고, 누가 몰라주어도 충성으로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에 이런 분이 많다는 것이 크리스마스의 선물로 느껴져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런 한분 한분에게 감사 카드는 못 보내지만 주님 오신 성탄절을 맞아 그 옛날 새벽송을 돌며 간절한 마음으로 축복했던 마음으로 축복해 봅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휴스턴 순복음교회를 위한 한 분한 분의 섬김이, 저에게 가장 귀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고백해 봅니다. 우리는 순종하고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홍형선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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