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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12월 12일

     

교회 예배당 증축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2주면 된다고 하여 시작했지만 석달째다. 2주면 된다고 한 것이 추수감사절까지 된다고 하더니 이제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교회 건물 밖에는 건축자재들로 어지럽고 실내는 먼지가 봄철 꽃가루처럼 날리고 쌓여가고 있다. 주말마다 청소하고 미디어를 옮겨 예배를 준비해야 한다. 교역자들과 미디어팀에 미안하다. 이런 상황인데 건축업자는 개인사정이라며 가끔씩 안 보인다. 그래서 공사한 부분을 다시 해야 할 때도 많다.

인내에 한계가 느껴진다. 당장 사람을 바꾸고 싶다. 사람을 바꿀 명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건축을 맡고 계신 집사님은 다르다. 타이른다. 때론 밤늦게까지 같이 하면서 격려하여 일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루종일 직장에서 일하였기에 피곤하실 텐데 매번 밤 12시까지 머무르면서 격려한다. 이런 집사님을 보면서 나와 집사님이 다른 것이 무엇인가? 를 생각해 본다. 나는 일 중심이라면 집사님은 관계 중심인 것 같다. 나는 건축업자가 어떤 상황이든 빨리 일을 해결하고 싶어 하기에 내 마음이 이렇게 요동치고 있다.

     

요즘 어쩌다 보니 내게 많은 타이틀과 일들이 찾아왔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버겁다. 내 삶에 버거움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

모든 일들을 잘 해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 해내어 칭찬을 듣고 싶기 때문이다. 빨리 해결해 내어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기에 버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버거움이 아니라 짜증이다. 이런 나를 간파했는지 건축업자는 나를 슬슬 피한다.

믿지 않는 건축업자에게 나는 예수 향기를 내는 목사가 아니라 짜증이라는 독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되었다. 나도 이런 내가 싫다. 교회 일을 해내야 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악착같이 행동하는 내 모습이 싫다. 그래서 이런 내 모습을 가지고 새벽에 엎드렸다.

어린 시절과 힘겹게 살아온 과거 속에서 내가 왜 이런 감정에 휩싸이고,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해가 된다. 그러면서 주님은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시면서 그저 “내가 너를 선택하고 거룩하게 하고 사랑한다” 는 사실이 느껴지게 하신다.

그렇다… 내가 이렇게 연약하고 부족해도 하나님이 나를 선택하고 사랑하신다. 그리고 거룩하게 만들고 계신다. 이 사실에 마음을 실자 갑자기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과정도 즐기자” 는 여유가 나를 감싼다.

주님.. 내게 이런 여유도 있네요. 감사해요.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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