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일기
한국방문을 앞두고 “이번 방문에는 친구도 만나지 말고, 설교 부탁을 받아도 응하지 말고 가족에게 신경을 써 달라”라고 아내가 부탁했다. 그러기에 설교 부탁이 들어와도 거절했고, 꼭 필요한 사람 외에는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에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자주 방문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바쁘다며 거절하시는 처가 부모님을 설득하여 1박 2일의 짧은 여행도 다녀왔다.
장인어른은 젊어서부터 취미로 분재를 하시다가 은퇴 후에는 소일거리로 분재를 하신다. 그래서 긴 시간을 비울 수 없다. 그럼에도 딸의 간청에 짧은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떠나는 순간부터 좋아하시는 눈치이다. 딸과 바닷가와 시골길도 거닐고 향토 음식으로 식사하실 때에도, 긴시간 차안에서 지난 추억들을 이야기할 때에도 좋아하신다. 부모님들이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여행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문해 보고 싶었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요즘 내 속에 고민은 다음세대이다. 급변하는 세속주의 속에서 다음세대를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 다시 말해 태어나면서부터 핸드폰을 붙들고 살고 있는 Z세대에게 신앙유산으로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이다.
결론은 그 무엇보다 예배와 고백이다.
그래서 이번 방문에는 36명의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국기배례거부“로 신앙고백을 하여 한국교회사에 한 획을 그은 대원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하여 70년 전의 신앙고백을 찾아보았고, 예배에 목숨을 거는 울산온양순복음교회와 수원하나교회 금요예배에 참석하여 기도했다.
울산온양순복음교회(안호성목사)와 수원하나교회(고성준목사)의 특징은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교회 모두 물맷돌학교와 다니엘학교를 통해 아이들을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신앙인으로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의 기도가 살아있고 이들이 예배를 이끌고 있었기에 강력했다. 정말 예배에 기름부음이 강력했다.
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예배가 살아있을 때 다음세대가 살아나고, 다음세대에 집중할 때 예배가 살아난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런 예배는 세상 논리와 황제 논리를 따르지 않고 말씀을 따르겠다는 고백에서 시작된다는 것도 보았다.
누가 한국교회가 끝났다고 하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논리를 따르지 않고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라고 고백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 고백으로 예배할 수 있다면 예배는 회복되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목격하게 되었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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