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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25 영성일기 (Words From the Pastor)

Nov 29, 2025
2 min read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들이 살고 있는 위스콘신에 가기로 했다. 한 주간 휴스턴을 떠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냥 떠나면 왠지 안될 것 같은 부담감이 밀려왔다. 그것은 널싱홈에 계신 분들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내와 심방했더니 모두가 반기신다. 사실 요즘 김문수 목사님이 심방을 잘해주기에 전처럼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나를 본 순간 속상하다고 꾸중하실 줄 알았는데 모두가 환한 미소에 기쁨으로 맞아주신다.

     

이집트에서 온 딸과 함께 온 가족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들에게로 향한다. 학교 졸업하고 직장 잡고 모든 걸 혼자 알아서 해내고 있는데 1년이 지나도록 방문하지 못했다. 어떤 직장에 다니고 어떤 아파트를 얻어 사는지 궁금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방문을 안 하면 두고두고 원망들을 것 같아 우리가 가기로 했다. 사실 아들이 오면 한 사람 비행기 값이면 되는데 세 사람의 항공료가 들고 먹을 것도 우리 집에 훨씬 많은데 우리가 가기로 한 것은 단지 아들에게 원망 듣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다.

     

이렇듯 나의 움직임은 의무로 시작된다. 의무감으로 널싱홈에 갔고 의무감으로 아들을 찾아갔다. 아들을 향해 가는 동안 비행기 안에서 ‘나는 왜 사랑이 아니라 의무감으로 움직일까?’하며 내 안에 사랑 없음을 탄식했다.

     

세 사람이 움직이다 보니 아들이 사는 Madison까지는 항공료가 비싸 시카고에서 차를 렌트하여 우선 장을 보고 출발했다. 그러다 보니 집을 떠나 거의 12시간 만에 아들에게 도착했다. 반가운 마음에 아들을 힘껏 끌어안으니 나보다도 더 큰 아들의 가슴이 느껴진다. 잘 살아주는 것도 고맙지만 그냥 아들이 사랑스럽다. 아들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이 느껴진다. 의무감으로 시작된 여행이지만 그 속에 가리어져 있던 사랑이 나를 덮는다.

     

하나님도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시지 않을까?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만으로 사랑하지 않을까?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고 하신다. 또 원수 되었을 때, 공중권세 잡은 자를 따랐을 때에, 이쁜 짓이 하나도 없을 때 사랑해서 죽으셨다고 한다. 이 말은 하나님의 사랑은 생명을 건 사랑이라는 것 이다. 하나님 자체가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사랑이 예수 믿는 내 속에도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의무감으로 나아가지만 결국에는 사랑으로 열매를 맺게 하신다는 것이다.

 

목회 연륜이 많아지고 주위에 일과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직책 때문에 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많은 경우 좋아서도 아니고 사랑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의무감으로 출발했음에도 내 안에 심긴 하나님의 사랑은 결국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신다.

     

은혜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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