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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11월 10일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새벽기도를 하면서 하루의 일과들을 생각한다. 오늘도 몇 가지가 생각이 났다. 비가 오기 전에 예배당 증축 공사장 주변에 배수로를 만들게 하고 부흥회에 입을 세탁물을 찾고 부흥회 설교를 준비해야겠다고 하루 일과를 세웠다.

비가 내리기 전에 예배당 증축공사 주변에 배수로를 파야 한다. 평상시는 모르지만 비가 내리면 시냇물처럼 물이 흐르는데 공사로 배수로가 막혔다. 이 물이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오거나 이웃집으로 흘러가면 큰일이다. 그래서 건축업자에게 며칠 전부터 이야기했지만 담당자가 일이 있다면서 안 오고 있다. 그런데 오늘 오후부터 휴스턴에 큰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머리 위로 물기 가득한 시커먼 구름들이 몰려온다. 다시 업자에게 재촉하니 오고 있다고 한다. 빗방울과 함께 작업할 인부들이 왔다. 문제는 인부들이 빗물이 고여오는데 공사로 흙들이 쌓여 물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조차 몰라 엉뚱한 데를 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빗속으로 뛰어들어 코치했다. 처음에는 우산 쓰고 조심한다고 했지만 쏟아지는 빗물은 어느새 온몸을 적시고 구두는 장화가 되었다. 다행히 교회도 이웃도 피해 없이 물길을 내었다.

내일 새벽 비행기로 부흥회 인도 차 버지니아에 가야 하기에 세탁물을 찾으러 가보니 문이 잠겨있다. 절대로 문을 닫는 집이 아닌데.. 혹시 집안에 문제가 있나? 하는 염려로 주인이신 장로님께 전화를 했다. 공사로 전기공급이 안되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오후 늦게 전기가 공급되면 문을 열 예정이니 그때 들르라고 하신다. 그래서 늦은 시간에 갔다. 전기가 끊어져 일을 못했다며 세탁물 중 일부 세탁물만 주신다. 다행히 버지니아에 입고 갈 양복 상의를 급히 손질하여 주셨다. 그런데 저녁에 집에 돌아와 가방을 싸면서 보니 바지가 없다. 상의를 손질하여 주시기에 당연히 바지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그래서 옷장을 뒤져보니 오래전 입었던 겨울 양복이 있어 꺼내었다. 새 양복을 입고 폼나게 가고 싶었는데… 결국 설교 준비는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가방을 싸면서 내 안에서 ”주님 도와주세요“라는 간절함이 나온다. 나는 원고설교를 하기에 준비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러기에 그 어느 때보다 내 안에 간절함이 일어났다. 이 간절함 속에 '누구를 위한 부흥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나를 위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설교가 좋고, 설교를 잘한다는 칭찬 받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 가득하다. 그래서 진솔하게 주님만 나타나게 해 달라고 기도해 본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였다. 그렇다고 솔직히 홍수가 난 것도 아니고, 여행 가방을 못 싼 것도 아니다. 내 시간과 내 스타일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오늘 해야 할 일들은 다 했다. 그리고 설교원고를 의지하지 않고 주님을 의지하며 부흥회를 떠나게 되었다.

주님… 이번 집회에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들이 살아나듯 생명샘교회는 물론 저도 살려주세요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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