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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순복음 교회

10.20.24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영성일기

     

아부심벨신전은 지금부터 3200년 전에 이집트 신왕조 시대에 람세스 2세가 세운 신전이다. 어느 고고학자가 모래 속에서 어렵게 신전을 찾게 된 이야기부터 아스완댐 건설로 물에 잠기게 되자 유네스코가 전 세계에서 모금하여 본형 그대로 물 밖으로 옮겨놓은 이야기, 61미터 동굴 안에 있는 신전 안 지성소에 람세스 2세 형상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호로스신과 아문신에게 람세스의 생일날인 2월 21일(추분)과 람세스의 즉위일인 10월 21일(추분)에 태양 빛이 들어오게 만들어졌지만, 현대의 과학을 총동원하여 신전을 옮겨놓고 보니 하루씩 늦어져 2월 22일과 10월 22일에 햇빛이 들어온다는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인지 아부심벨은 카이로에서 800km를 비행기 타고 와서 300km(4시간)를 자동차로 달려가서 그늘 하나 없는 태양 빛에서 땀을 쏟으며 보아야 함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나 또한 이렇게 달려와 아부심벨신전 앞에 섰다.

람세스 2세는 이집트의 파라오 중 96세까지 살며 7명의 정부인과 후궁들을 통해 아들 100여 명에 딸들까지 총 200여 명을 자식을 낳았다고 한다. 어떻게 그 시대에 96세까지 살 수 있었을까? 수많은 전쟁터에 나가고 수 없는 전염병 속에서 어떻게 96세까지 살 수 있었고, 어떻게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대한 제국을 세울 수 있었을까? 분명 승승장구한 삶을 산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삶을 자랑하고 싶어 신전들을 짓고 신들이 자기를 축복하여 자신의 삶이 승승장구함을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자기가 경배하던 신들과 자기 자신을 동격화하고 자신을 위한 신전까지 짓게 된 것이다. 아니 자기가 이제까지 숭배하던 신들보다 우월적인 존재임을 나타내기 위해 자기 생일날에 자기를 중심으로 빛이 들어오게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신전에서 인간의 교만함과 교만함의 끝을 느낀다. 예전에 선배 목사님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성과 물질과 명예를 조심하라고 했다. 나이를 먹고 하나씩 이루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우상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목회를 잘하고 싶었다. 모든 사람에게 칭찬 듣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다. 교인들의 숫자가 적을 때에는 어느 정도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젊은 목사의 열정이라는 거짓말로 속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교인들의 숫자가 조금 많아지고 나이를 먹으면서 쉽지가 않다. 내 의도와 달리 오해들이 생긴다. 교회에서도 그렇고 교단에서도 그렇다. 내 의도와 달리 자기편에서 생각하는 오해들이 생긴다. 그리고 나의 실수들도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런 오해들 앞에서 분을 내다가 좌절한다. 그런데 아부심벨 신전의 람세스 2세의 형상을 보며 내 속에 있는 람세스 2세의 교만과 같은 내 안의 교만과 의를 본다. 더 나아가 내 속에 있는 분노의 근원을 본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런 우상들에서 자유 할 수 있을까? 람세스 2세는 자기 자신을 자랑하다 자신이 만든 우상 안에 갇혀 버렸다. 다시 말해 자신의 연약을 인정하지 않고 성공에 취해 자랑하다 자신이 신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연약은, 지금 나의 곤고함은 주님께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이다. 내 의를 버릴 수 있는 기회이다. 내 손으로 만든 것들을 신이라 말하지 아니할 수 있는 기회이다. (호14:3)

여호와의 도는 정직하니 의인은 그 길로 다니거니와 그러나 죄인은 그 길에 걸려 넘어지리라. (호14:9)

     

주님! 말씀 속에서 주님 앞에 서는 그 날을 바라보며 살게 하소서.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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