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9월 30일
요즘 편안하다. 교회적으로도 큰 부흥은 아니어도 모든 기관들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엠과 스페니쉬 가운데 성장이 있다. 더군다나 감사한 것은 남자 성도님들 중심으로 금요예배 전에 기도 모임을 선포하고 기도를 시작했다. 남성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기도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내 개인적인 교회사에 처음이다. 또 교실 건축을 시작하면서 신청한 융자도 잘 나왔고 건축헌금도 짧은 기간에 목표액에 다다르고 있다. 가정적으로도 한국의 양로원에 계신 어머니의 건강을 제외하고는 아이들도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모두가 편안하다. 이처럼 교회도 편안하고 가정도 편안하다.
그런데 요근래 내 안에서 금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금식을 생각만 하는데도 과거에 있었던 금식 경험 때문인지 몸이 거부한다. 아니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금식을 하루만 해도 기력이 딸려 힘들어하고, 배고픔 속에 하나님이 아닌 먹을 것만 생각했던 힘든 과거들을 소환해 온다. 그러면서 계획된 일정들을 핑계 대면서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다음으로 미루라고 한다. 꼭 그렇게 해야 할 것처럼 내게 달콤하다. 그런데 이런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서 금식했으면 하는 마음이 송글 송글 솟아오른다.
힘들고 배고픈 것을 넘고 두려움마저 뚫고 내 안에서 금식을 명한다. 왜 그럴까? 가을 말씀잔치 때문일까? 건축 때문일까? 성도님들의 사업장과 건강 때문일까?
모두가 마음을 집중하고 기도해야 할 일들이지만 솔직히 나로 금식의 자리로 나가게 할 만큼 긴급한 기도제목들은 아니다. 요즘 내가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든다. 긴 더위 때문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안되는 이유가 이 무기력이 나의 예배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인도하는 예배에는 어느 정도 마음을 다하려 하지만 내가 인도하지 않는 예배에는 시간 버티기 하는 내 자신이 보인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버티기만 한다. 내가 병이 든 것이다. 영적으로 병이 든 것이다. 그런데 내 안에 계신 이가 금식을 말씀한다. 치료하시려는 그분의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3일(월-수)간 금식하려고 한다.
지금 이 시간 내 안의 소원은 예배드리다 그분의 사랑이 느껴져 눈물로 감사하며 예배드리는 것이다. 그 무엇이 아니라 하나님 한분으로만 감사하며 예배하는 예배자가 되고 싶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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