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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23 목양실에서 (Word's Form the Pastor)

저를 만나는 교역자분들마다 동일하게 물어보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한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그렇게 오래 섬기고 있나요?”


저는 2009년부터 파트사역자로 시작을 하여 전임사역자로 휴스턴 순복음교회를 섬기는 것이 부족한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금까지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한 번쯤은 숨 고르기의 시간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안식년을 교회에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하루는 못난? 아들이 안식년을 갖는다고 하니까 내심 걱정이 되셨는지 아버지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24시간 교대근무로 인해 아무도 없는 숙소에서 화상으로 통화를 하는데 그날따라 아버지의 깊게 패인 주름과 몇 가닥 남지 않은 머리카락이 저에 눈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늘 멀리 있어 죄송한 마음뿐인데 아버지의 야윈 모습에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이런저런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애비도 너 나이 때는 참 힘들 때가 많았는데 살아야 하니 쉴 수가 없었어..” 그러면서 저에게 조심스레 “아들, 힘들어?”라고 물어보시는데 마음 한켠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힘듦의 정의는 과연 무엇인가... 목회자인 내게 가장 힘든 건, 조용히 앉아 있으려는 순간 온갖 잡념이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큐티를 할 때에는 하루하루 주시는 말씀에서 내면의 여유를 얻어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마치 원숭이들이 뛰어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처럼 분주하고 바쁘다는 것이 저를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안식년을 갖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신 성도님들께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면서 물어보십니다. “뭐 하실 거에요 목사님?” 솔직히 처음에는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웠는데 지금은 아무런 계획이 없습니다. 안식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묵상해 보니,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그분의 인도하심 따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인데 계획을 세우게 되면 그 계획에 삶을 맞추어 살아가야 하기에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이 자신감은 뭐지?)


여러분 우리 모두에게는 삶 가운데 사막 앞에 마주 서는 순간이 있습니다. 내 삶이 작은 삶으로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우리를 “사랑하는 자”라고 부르시는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큰 존재가 된다고 합니다. 안식년 동안 좀 더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고 돌아오겠습니다. 한분한분의 귀한 섬김과 헌신에 늘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


이권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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