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안에 가족력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비염’입니다. 저희 아버지와 저는 요즘과 같이 날씨가 추워지면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코를 푸는 일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의 아들인 현이도 저와 같이 일어나자마자 재채기를 하면서 코를 푸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는 현이를 학교에 등교 시켜려고 하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콧물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런 생각없이 현이의 마스크를 벗기고는 제 손으로 콧물을 닦아주려고 하였죠.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 짜증을 내길래, ‘왜 그래 현이야?’라고 물어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사람들 앞에서 콧물을 닦는 게 싫다라는 거죠.
그렇지만 주룩주룩 흘러나오는 콧물을 애써? 외면할 수 없기에 제 손으로 콧물을 깔끔하게 닦아주고는 학교에 들여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저의 어렸을 적 모습이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 환절기만 되면 늘 콧물을 달고 살았는데, 저희 어머니는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손으로 주룩주룩 흘러나오는 저의 콧물을 닦아 주셨습니다. 그런데 어린 저에게는 어머님의 이런 거침없는 행동들이 싫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까봐서 입니다.
저는 저와 똑같이 행동하는 현이의 모습을 보면서 '왜 이런 모습까지 닮았을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아들의 모습 속에서 저를 보는 것 같아 절로 웃음이 나왔던 것입니다.
하나님도 우리를 바라보실 때 이와 같지 않으실까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믿음으로 예수그리스도를 구원자와 주인으로 영접한 후, 변화된 우리의 모습을 볼 때마다 천상에서 웃고 계실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점점 더 그분의 형상과 모양을 우리의 삶 가운데서 회복해 가고, 그리고 닮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두워져 가는 이 세상 가운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때,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바라보시면서 뿌듯해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이죠.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삶에 무엇을 추가한 사람이 아니라, 중심 자체가 완전히 바뀐 사람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양념과 같이 예수그리스도를 추가한 자들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예수그리스도처럼 같이 바뀐 자들입니다.
한 주간의 삶 가운데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작은 예수'답게 믿음으로 승리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권율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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